희재는 우유를 좋아하고 자주 마신다. 저녁 식사 시간이면 늘 우유를 함께 마셨는데 우유가 없어서 외출하는 남편에게 부탁하였다. 돌아온 남편은 만두와 과자를 사 왔지만, 우유를 깜빡 잊고 말았다.
“괜찮아요.”
저녁 식사 시간이 되자 희재는 그냥 물을 마시겠다고 한다. 검도를 다녀올 시간이 되어 나는 희재에게 부탁하였다.
“희재야, 돌아올 때 우유를 사 올 수 있지?”
“네”
희재는 자기 지갑을 들고 현관문을 나선다.
두 시간 여가 지나고 희재가 돌아왔다.
우유와 과자가 손에 들려있었다.
희재는 포테이토 과자를 손에 들고 흔든다.
“먹어. 희재야.”
“아빠 거예요.”
“응? 아빠 사 드린 거야? 네 것은?”
“효자~”
희재는 조그마한 목소리로 말하며 포카칩 봉지를 흔든다. 남편은 종민이를 재운다고 안방에 들어갔다.
“희재야, 그냥 희재 먹어도 돼.”
안방에 들어간 종민이는 저녁 열 시가량이 되어도 잠을 안 자고 보챈다. 나는 종민이를 재우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 날, 아침 거실에 나와 보니 포카칩 과자가 식탁에 그대로 놓여있다.
요즘 들어 희재는 성질을 잘 부리지 않는다. 불만이 있으면 아랫입술을 쭈욱 내밀어 보일 뿐이다. 그러면 무슨 일이 있는지 희재에게 물어본다. 그리고 희재가 중학생이 되면서 심부름을 자주 시키지만, 희재는 매번 잘 들어준다.
“희재야, 설거지해줘.”
“희재야, 음식물 쓰레기 버리고 와.”
“희재야, 고기 좀 사 와.”
“희재가 사춘기가 되면서 더 효자가 되었어요.”
나는 기분이 좋아 칭찬 보따리를 늘어놓았다.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희재가 지금처럼 착하고 건강하게 잘 자랐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