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집

다시

by 영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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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바닷가 마을을 거닐다

빈 집을 만났다.




한때는,

바닷가에서 돌아온 아이들이

발가벗고 마당에서 샤워를 했을

빈 집




한때는,

대청마루에 모기장을 치고

도란도란 얘기를 하다가 잠이 들었을

빈 집




한때는,

처마로 떨어지는 빗물을 보며

감자 부침개를 먹었을

빈 집




한때는,

눈 내리는 마당을 바라보며

감자와 고구마를 호호 불며 먹었을

빈 집




내 마음도 한 때는

사람사는 집처럼 괜찮았는데,

빈 집이 된지 오래된 듯 하다.




이 집은 이제

사람사는 집이 되지 못하는 걸까?


내 마음은

다시 행복으로 채워지지 못하는 걸까?




문득, 마당에 무성하게 자라난

풀들이 눈에 띈다.




누군가가 다시,

빈 집에 사람의 온기를 불어넣기 위해

준비를 하는것 아닐까?




그렇게 믿고 싶다.


그래야, 내 마음의 빈 집도
다시 온기로 채워질테니까.


글과 사진 - 영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