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교수님, 아이들이 책 보네요?
삼성동의 한 베트남 식당에서 만난 K교수님 가족.
네, 잘 보는 편이에요.
미국에서는 가까운 곳도 차로 자주 이동하는데
그 20-30 분 동안 책을 보더라고요.
아, 그렇군요.
와, 책을 본다니 대단하네요. 게임은 안 해요?
아이고, 아녜요. 왜요-, 게임도 하죠.
집에서는 게임하기 전에 수학 문제 20분 정도 풀고,
10분 저랑 같이 아무 책이나 리딩타임 후에 게임하곤 해요.
네, 그렇군요.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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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와-
밖에서 뛰어놀다 들어오는 아이들.
은희야, 아이고, 김 교수님이 니네 자랑을 어찌나 하던지,
수학 공부에 책도 잘 읽는다고 말이야.
쳇, 우리 다은이도 잘 읽는다 뭐.
하하하, 호호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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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우스갯소리려니 하고 슬쩍 넘어갔던 대화.
그 대화 뒤로 엄마가 불렀던 내 별명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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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못난이, 꼭 ET 같지?
에이 뭐, 형님이랑 판박인데, 뭘.
똑같다 똑같애.
뭐? 얘가 나랑 닮았다고?
내가 이렇게 못생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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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쯤.
엄마는 항상 나에게 '못난이' 혹은 'ET' 라고 불렀다.
아이고, 잘나고 예쁜 애한테 왜 그러슈.
지수야, 니네 엄마 왜 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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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고도의 셀프 네거티브 기법을 쓰신 것일까.
K교수님 질문에 답한 것밖에 없던 내가
'자식 자랑하는 부모'가 되었던 날.
이미 몇 수 전에 알아보고
'못난이, ET' 로 커버 쳐 주신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