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결국 단단하게 모으고 실속 있게 쓰는 것
돈 잘 쓰는 것이 모으는 것보다 어렵다.
'잘 쓴다'는 것의 기준부터 명확히 해 보자. 나의 소비를 정리해 보자면,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나에게 해가 되는 소비, 찰나의 쾌감을 주는 소비, 그리고 기나긴 만족을 주는 소비.
또 다른 관점으로 보자면, 내가 쓴 돈은 결국 세 가지 경로를 따른다. 나에게 다시 오지 않거나, 일부만 돌아오거나, 아니면 더 큰 가치가 되어 돌아오거나.
어느 쪽이든 결국 마지막 두 패턴의 비중이 높을 때 '돈 잘 쓰고 있지!'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저 바라만 봐도 즐거워지는 물건을 사는 것.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좋아하는 차를 샀다고 해보자. 탈 때도, 운전할 때도, 내릴 때도 행복감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예전에 선배가 쓰던 차를 구입해서 지금도 타고 있는데, 선배의 제안으로 와이프가 시운전을 했을 때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나오더니 결국 구매하게 되었다.
5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만족하며 타고 있다. ― 시세보다 싸게 판다며 생색을 내던 선배... 하지만 한 달 뒤 타이어 네 짝과 휠을 갈아야 했었지.
나에게 무언가를 더하는 지출. 책을 산다든지, 강의를 듣는다든지... 나 자신의 성장을 위해 돈을 쓴다면, 그 자체로도 크게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나의 성장 말고도, 생산수단에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코인 등에 투자하면서 돈을 불려 나간다면 그것도 의미가 크겠지.
결혼 전에는 거의 전 재산을 주식에 투자했었다. 결혼식을 코앞에 두고 결혼 자금을 불리고 싶은 욕심에 단타를 치다가, 어흑. 투기는 절대 안 된다.
돌고 돌아 돈이지만 나쁘게 쓴 돈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것 같다.
김승호 사장님의 《사장학개론》에서 읽은 구절이다.
"30대에 버는 돈은 종자다. 어떤 씨앗을 가졌느냐에 따라 남은 생이 바뀐다. 알곡을 가졌으면 몇 배로 키울 것이고 쭉정이를 가졌으면 있는 것도 사라진다."
"40대에 버는 돈은 흙이다. 불에 달구면 벽돌보다 단단하다. 이때 모으지 못하고 배우지 못했으면 더 이상 기회는 없다."
"50대에 버는 돈은 꽃이다. 가장 아름답지만 곧 시든다. 정점에서 내려오지만 다행히 모으고 유지하는 능력이 최고조에 달한다."
돈은 결국 단단하게 모으고 실속 있게 쓰는 것.
길고 크게 보는 소비 철학이 필요하다.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