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당신에게 우리 가족은 안전판이 되어줄 거라고
EBITDA multiple에 대해 잠시 생각해 봅니다.
(여기서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시는 분들이 속출할 것 같지만 별 수 없습니다. 인기 없는 글이 꼭 나쁜 글은 아닐 테니까요.)
먼저, EBITDA는 기업이 실제로 돈을 얼마나 잘 버는지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기업이 이자나 세금 같은 걸 내기 전에, 그리고 건물이나 기계가 낡아서 가치가 떨어지는 걸 고려하기 전의 이익을 보여줍니다.
EBITDA multiple은 쉽게 말하면, 이 회사가 벌어들이는 이익(EBITDA)이 몇 배나 되는 가치로 평가되고 있는가를 뜻해요. 예를 들어, A라는 회사가 매년 1억 원의 EBITDA를 벌어들이고 있고, 이 회사를 사려고 할 때 그 가치를 10억 원으로 평가받았다고 하자구요. 그럼 이 회사는 10배의 가치로 평가된 겁니다. 이때 이 "10배"가 바로 EBITDA multiple이구요.
왜 지금 1억 원을 버는데 10억 원의 가치로 평가하는지 궁금하실 수 있겠네요. 투자자들은 회사를 살 때 단순히 지금 벌고 있는 돈이 아니라, 앞으로 얼마나 돈을 더 벌 수 있는지를 봅니다. 지금 1억 원을 벌지만,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1억 원 이상 벌 것 같다면 그 회사는 1억 원보다 가치가 훨씬 더 큰 거죠. 또, 만약 이 회사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거나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면, 미래에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예상할 수 있어요. 즉, 회사의 가치를 미래 현금 흐름과 성장 가능성으로 판단하는 거죠.
이열 multiple은 몇 배인지 궁금해졌습니다. 현재 연 소득이 10억 원이라고 가정했을 때 (허황된 숫자인 것 아시죠? 항상 스케일 크게 가자고요.), 회사 퇴직 이후 소득원이 불분명하다면 끽해야 네, 다섯 배 쳐줄 것 같습니다. 이열의 경제적 가치는 50억 원인 거죠. 그런데 연 소득이 반으로 깎여도 정년 없는 업에서 평생 현역으로 살 수 있는 길을 뚫었다면 20, 30배 평가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현재 소득이 반으로 깎여도 가치는 2, 3배로 올라가는 겁니다.
아내가 이직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평생 다닐 것만 같았던 직장을 떠날 채비 중이에요. 안정적인 소득과 익숙함이 주는 달콤함을 뒤로하고, 좋아하는 길을 걸으며 인생의 쓴맛도 겸허히 맛볼 여유를 갖기 위해 마음을 가다듬고 있지요.
연봉이 많이 깎일 수도 있다고 걱정하는 아내에게 무한한 격려와 응원을 하고 싶습니다. 비록 EBITDA는 낮아져도 multiple은 올라가는 거라고. 좋아하는 분야에서 마음껏 하고 싶은 거 하며 살라고. 언제나 당신에게 우리 가족은 안전판이 되어줄 거라고.
(multiple은 오래 일할 계획이어야 올라간다는 얘기까진 굳이 하지 않겠습니다.)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