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벽에서 뛰어내려 봐야 어디까지 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법이다
문득 깨달았었다. 언제부터인가 똑같은 루틴으로 하루가 지나갔다. 같은 시간 아침에 일어나 같은 길을 걸어 출근하고, 같은 자리에서 같은 업무를 처리하며, 퇴근 후에는 익숙한 소파에 몸을 맡긴 채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었다. 마치 관성의 법칙에 지배당하는 물체처럼, 한 번 시작된 움직임을 그대로 유지하는 일상.
꼭 나쁜 건 아니다. 예측 가능한 일상은 안정감을 주고, 큰 에너지를 쏟지 않아도 하루를 무난히 마칠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문제는 편안함 뒤에 숨어있는 무료함과 답답함. 마음 한구석에서는 계속 이런 질문이 맴돌았다. '이게 내가 원하는 삶일까?'
지금 삶이 충분히 행복하다면, 굳이 변화를 추구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어딘가 불만족스럽고 아쉬움이 남는다면, 용기를 내어 다른 가능성들을 탐색해 봐야 한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무언가 다른 것을 갈망하고 있다면, 그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무작정 모든 것을 바꿀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직감이 이끄는 방향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다. 새로운 취미를 시작해 보거나,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강의를 들어보거나,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런 작은 시도들이 예상보다 큰 변화의 문을 열어줄 수도 있다.
물론 실패할 가능성도 있다.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위험을 동반한다. 하지만 "당신은 날개를 달고 태어났는데, 왜 인생을 기어가려 하는가?" ― 잘랄루딘 루미 ― 우리 안에는 분명 더 높이 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절벽에서 뛰어내려 봐야 어디까지 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법이다.
인생에서 정말로 죽을 만큼 위험한 일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실패는 상처를 남기지만 치명적이지는 않다. 오히려 그 경험들이 우리를 더 단단하고 지혜로운 사람으로 만든다.
중요한 것은 안전지대에 안주하며 후회로 가득한 노년을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지금 당장 작은 용기를 내어 진정한 나 자신을 발견해 나갈 것인가 하는 선택이다. 나는 후자를 택하고 싶다. 관성을 벗어나 내 안의 날개를 펼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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