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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4월이 옳다고 믿었다 번지는 여름의 틈에도 기침이 있었다 겨울은 미련이 많아서 또 여름은 눈물이 많아서 몹쓸 놈이었다 지하철은 덜그덕거렸고 검은 유리창은 아는 얼굴 하나 모르는 얼굴 하나를 겹쳐 띄웠다 필 꽃은 이미 다 피었고 질 사람은 이미 다 졌는데 미리 목격한 낙화가 비참함을 몰라 서러웠다 투신은 생각이 없었는데 한 번쯤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지하에서 뛰어내려 봐야 지하, 지상은 도달하기에는 너무 멀었다 어차피 가고 싶은 마음도 없었다 존재 없이는 혁명도 투쟁도 투명했다 식은 몸에는 식은 피가 어울렸다 꽃밭의 거름이나 되었어야 했는데 고약함은 고약함으로만 가려지니까 작고 예쁜 것들은 사월에서 도망치고 싶었을 테지 아무나 밭을 좀 옮겨 주시오, 어디든 사월이 아닌 곳으로 썩은 것만이 남아도 울 필요는 없었다 겨울도 여름도 아닌 것은 겨울과 여름이 아니라서 살 수 있었다 덜거덕거리는 바퀴는 선로를 이탈하는 것이 당위였는데 그는 덜그덕 덜거덕 덜그럭 흔들리지 않는 사월 삼십일일의 유채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