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와트, 타프롬 사원, 반크레이 크데이 사원, 스라
8박 9일간의 봉사활동 중에 마지막 날에는 캄보디아의 관광지를 방문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봉사활동도 의미 있지만, 관광에 대한 기대도 컸다. 캄보디아의 대표적 관광지인 씨엠립에서 앙코르와트 사원을 방문한다. 사전 준비물로는 반바지나 슬리퍼 등의 복장은 안된다고 한다.
바탐방에서 자동차로 약 3시간 정도 달려서 씨엠립에 도착하였다. 숙소는 강당이나 교실이 아닌 호텔이다. 씨엠립 시내투어를 먼저 했다. 시내투어는 4명씩 조별로 행동했다. 우리 조는 대학생 2명과 나 그리고 왕언니다.
'펍 스트리트'에서 저녁을 위한 맛집을 찾아 한 바퀴를 돌았다. 결국에는 펍 스트리트 입구의 앤젤리나 졸리가 식사했던 'The Red Piano'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했다. 젊은 대학생과 왕언니는 봉사활동의 에피소드를 떠올리며 즐겁게 식사를 했다. 도착하자마자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거세져 시장투어는 오래 하지 못했다. 앙코르와트에서 인생샷을 위해 캄보디아 전통 복장인 코끼리 바지와 티셔츠를 샀다. 그리고 '툭 툭(Tuk Tuk)'을 타고 호텔로 들어왔다.
캄보디아 씨엠립에 위치한 앙코르와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종교 건축물로, 12세기 초 크메르 제국의 수리야바르만 2세가 힌두교 비슈누(Vishnu) 신에게 바치는 국가 사원 겸 무덤이다. 이후 12세기말에는 불교 사원으로 전환되었다.
규모는 약 162헥타르로 정사각형 외벽(3.6Km)과 거대한 해자를 둘러싼 구조이다. 3단의 테라스 위에 총 5개의 탑이 있다. 벽에는 힌두 서사시가 약 1,200㎡ 면적에 걸쳐 정교한 부조로 조각되어 있다.
앙코르와트에서 일출을 보기 위해 호텔에서 5시에 출발하였다. 25인승 버스에 가이드가 탑승하여 씨엠립 도시 안내를 했다. 우리는 사원 방문 기념으로 <I LOVE Cambodia> 티셔츠와 코끼리 바지를 입고 외국인 관광객 티를 냈다. 사원에 도착하니 해자 앞에 벌써 관광객들이 도착하여, 너도 나도 기념사진을 찍고 있었다.
해는 6시가 넘어서 잠깐 얼굴만 비쳐 보일 뿐 다시 구름 속으로 숨어 버렸다. 새벽부터 일어나 일출을 보겠다는 염원으로 앙코르 와트까지 달려왔는데, 안타깝게도 일출은 다음 기회로 넘겨야겠다.
가이드는 사원에 들어서면서부터 열심히 안내를 했다. 사원을 건축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돌덩이가 수집된 것이며, 돌을 운반하기 위해 구멍을 뚫어 손실을 최소화한 것, 벽화에 새겨진 비슈누 신을 숭상하는 조각에 대해 설명을 하였다.
중앙 사원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파른 경사의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과거에는 두 발로 올라갔다가 네발로 기어 내려왔다고 한다. 지금은 관광객을 위해 나무 난간 계단을 만들어 쉽게 올라갈 수 있었다.
전국 각지에서 수집된 돌덩이와 운반을 위해 동원된 코끼리들과, 사원 건축에 동원된 노동자들이 떠오른다. 이처럼 거대한 사원 건축에 어마어마한 노동력 착취와 동물 학대가 이루어졌을 것이다.
노동자들의 희생 속에서 탄생된 사원은 오랜 세월 동안 세계적인 관광지로 알려져 있다. 현재도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를 방문하기 위해 수많은 관광객이 오고 있고, 관광수입으로 국민들의 생활에 보탬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앙코르(Angkor)는 크메르어로 왕조를 뜻하며 와트(Wat)는 사원을 뜻하기 때문에 왕조의 사원이라고도 한다. 가장 높은 3층의 중앙 성소까지의 높이는 총 65m이고 계단이 매우 가파른 것이 특징이다.
약 30년여 동안 건설되었으며 힌두교 사원에서 불교 사원으로 전환되어 불교 승려들이 관리해 오면서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다. 199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입장료는 1일권 37달러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는 오전 6시-6시 30분 사이로 최소 5시 30분에는 도착해야 한다. 복장은 무릎까지 오는 반바지, 샌들 허용하나 슬리퍼, 민소매, 짧은 스커트는 금지하고 있다.
타프롬 사원은 영화 툼레이더의 촬영 장소로 유명해졌다. 배우 앤젤리나 졸리가 출연하여 많은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사원의 돌기둥과 열대나무(스펑 나무, 반얀트리)가 한데 엉켜서 기이한 장관을 연출해 낸다.
온대기후인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경관이기 때문에 볼수록 신기하다. 사원에는 이끼들이 암석에 번식하고 있었다. 암석에 이끼가 치명적이라고 하던데 수십 년이 지나면 사원의 기둥은 이끼에게 정복당하고 열대나무만 남는 거 아닌가 우려된다.
타프롬 사원은 열대기후의 특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원이다. 캄보디아에서도 사원과 열대림의 어우러진 자연상태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
반크레이 크데이 사원은 불교 수도원이자 승려의 요새를 의미한다. 타프롬과 비슷하게 바이욘 스타일의 사원 구조이다. 부드러운 사암으로 만들어져 시간이 흘러 많이 마모되어 있다. 안쪽에 다중 회랑 구조와 작은 예배 공간이 있다.
스라 슬랑은 크메르 왕실의 목욕탕으로 사용된 장소이다. 12세기 초 왕족의 목욕 의식 공간이다. 인공 저수지로 약 700m × 350m 크기의 거대한 직사각형 연못이다. 연못 북서쪽에는 정교한 계단식 테라스가 있고, 뱀신과 사자상 장식이 있다. 일출과 일몰 명소로도 유명하다.
캄보디아 봉사활동에 참여한 대학생, 일반인, 자원봉사센터 관계자 들과 함께한 앙코르와트 관광은 의미 있었다. 대표적 관광지인 씨엠립의 종교 건물에서 캄보디아의 역사를 알게 되었다. 또한 현지 가이드의 독재 정치 이야기를 통해 캄보디아가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