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뜻 보면
개나리꽃인 듯
아닌 듯
개나리 보다
욕심이 많은
너는
꽃잎이 여섯 개
겨우내
차디찬 담장에
긴 머리카락 늘어뜨리고
그리운 봄바람이
너의 머리를
사랑스레
쓰다듬어 주기를
얼마나 기다렸기에
아직
바람 차기만 한데
이렇게 홀로 피어
봄을 알리려 하느냐
봄인 듯
봄아가씨
꽃단장하느라
길모퉁이에서 쉬고 있을 때
너는 봄 아가씨
보고도 모른 체
혼자 길모퉁이 돌아
여기
수줍은 듯 웃으며
내 앞에 와 있구나
해진이 풀어나가는 삶과 일상, 그리고 반짝이는 기억에 대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