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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폐 치료 표류기④ - 한약치료

by 잰걸음 Jan 29. 2025

식이요법과 함께 사실 한약치료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습니다. 


한약이 무슨 자폐와 상관이 있을까 싶은데 알아보니 한약이 면역체계를 향상해 줌으로써 뇌 발달을 원활히 해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설득력 있는 설명과 더불어 실제로 한약치료로 효과를 봤다는 사례 영상들도 쭉 보다 보니 바로 유명한 한의원에 상담 예약을 걸게 되었습니다. 


반신반의하는 남편과 아이를 이끌고 진료를 받으러 갔습니다.

선생님은 아이를 관찰하시더니 아이의 미진한 사회성 등을 캐치한 후 빨리 치료 시작하면 좋아질 것 같다면서 이런저런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여기서는 한약뿐만 아니라 다른 치료도 같이 권했습니다. 청각 치료뿐만 아니라 플로어타임이라는 생소한 치료법도 소개하면서 자폐는 보다 종합적으로 치료를 해야 한다는 말씀을 덧붙였습니다. 


예상은 했지만 한약에 이런저런 치료를 붙이다 보니 비용은 상당했습니다. 

짧게 끝낼 수 있는 치료가 아니기에 신중해야 했고 조금 더 숙고의 시간을 갖기로 했습니다. 


사실 저는 이미 하는 것으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조심스러웠죠.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께도 의논을 드렸는데 강하게 반대를 하셨습니다. 바로 그날 저희 집에 찾아오셔서 말리실 정도였는데 저 역시도 절박했기에 난생처음으로 침묵으로 대응했습니다. 서로 다른 절박함이 부딪힌 거죠.


부모님은 어린아이에게 한약으로 치료하는 것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으셨고 저는 다른 치료 사례들이 있으니 일단 3개월만 해보고 아니다 싶음 그만두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둘 다 생각을 굽히지 않았고 중간에서 남편은 힘들어했죠. 그런 남편도 야속하게 느껴져서 극렬하게 화도 내고 한동안 너무나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내가 엄마인데 왜 내 마음대로 못하는 거지?’ 하면서 째깍째깍 지나가는 시간에 너무 초조했습니다.  


그냥 몰래 먹여볼까… 하다가 그렇게까지 부모님을 속이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생각을 해보니  아이도 중요하지만 부모님도 중요하기에 괴로웠지만 제가 고집을 꺾었습니다. 


그렇게 결국 한약 치료는 포기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이에 대한 후회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것을 계기로 저희에게 더 맞는 대안을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만약 한약치료를 했었더라면 식이요법을 같이 병행을 해야 하는데 거기서 이미 저희는 포기했을 겁니다. 당연히 부모님과의 관계도 다시 회복이 되었구요. 


주변에 한약치료를 받은 후기를 들어보니 역시 반반 갈리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약치료를 받으면서 식이요법을 꼭 같이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렇게까지는 안 하시고 계셔서 효과성을 판단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확실히 식이요법이나 먹어서 치료하는 방법은 식습관을 완벽히 통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정말 확고한 의지가 있어야 도전하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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