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fe asks...
회사를 그만둔 상태에서 아이에 집중을 하다가
언젠가부터 나 스스로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독서 모임에 가입했다.
코치님의 권유로 블로그에 도전하고 나눔 강의도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남편에게도 권유를 하게 되었다.
내가 경매 강의를 해보라고 했을 때 어땠어?
Husband says...
경매를 한창 독학하고 낙찰의 경험을 쌓아가던 중에 너가 언젠가 그랬지.
"이왕 그렇게 경험 쌓은 거 글로 남기고 사람들 가르쳐봐"
사실 처음 들었을 때는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싶었지. 유튜브, 블로그 등에 얼마나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런데 '초보가 왕초보를 가르치는 거다'면서 계속 세뇌를 당하니까 나도 자극이 조금씩 되더라고. 그래서 나도 블로그라는 것을 작성해 보기 시작했지. 사실 키워드 세팅 뭐 이런 건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글 쓰는 재미가 좀 생기더라고. 조회수나 댓글이 조금이라도 나오면 하루 종일 들뜨고...ㅎㅎ 글 쓰면서 조금씩 '아, 콘텐츠 만드는 게 생각보다 별 거 아니네'라고 느꼈지.
그러다가 마침 내가 있던 창업지원센터에 같이 근무하던 다른 회사 대표가 한국경제신문에서 부동산 강의 기회가 있는데 같이 해볼 생각 있냐고 하더라. 그렇게 해서 처음으로 한국경제신문으로 가서 재테크에 관심 있는 2-30대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했던 것이 처음이었지. 내가 학교를 다닐 때나 회사 다닐 때 어디 나가서 발표를 하는 건 크게 부담 있진 않았는데 '강사' 타이틀을 달고 하려니까 또 다르더라고. 그래도 여차저차 준비를 해서 강의를 끝냈는데 나왔던 피드백들이 꽤 괜찮더라고. 이해하기 쉽게 이야기해 준다든지, 심지어 약 파는 사람처럼 말을 잘하더라라는 반응도 나와서 기분이 나쁘진 않았어.
그때 나름 필 받아서 같이 했던 강사들끼리 함께 뭉쳐서 아예 제대로 강의를 해보자라고 결의를 했지. 그래서 SNS에 홍보도 하고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1명만 등록을 했어ㅋ 그것도 아마 함께 했던 사람의 지인이었을거야. 어쨌든 한 사람이라도 등록을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강의 영상을 VOD 형식으로 찍어뒀어. 한 15강 정도의 영상들을 기획해서 편집하는데 와... 진이 빠지더라고.
내가 강의하는 걸 들어본 너가 그랬지.
"이럴 바엔 아예 강의 홈페이지 플랫폼을 하나 만들어서 제대로 해보자"
마침 너가 워드프레스를 배우고 있어서 그런 얘기를 했을거야. 너가 만들어준다길래 나야 땡큐였지. 어차피 기본적인 VOD 자료는 만들어 놓은 상태니깐. 거기까지는 좋았는데 갑자기 너가 '웨비나'를 하자고 하더라고. 줌으로 사람들을 모아서 라이브 강연을 하는건데 사실 나는 오프라인에 더 강하지 온라인은 아직 어렵고 부담스럽더라고. 다른 특강들을 보니까 누가누가 더 인생이 비참했나 배틀하듯 하는 것도 싫고, 객관적으로 경력이나 스펙으로 봤을 때 나보다 날고 기는 사람들이 많은데 번데기 앞에서 주름잡는 것 같고... 그리고 맨 마지막에는 내 강의나 서비스를 홍보하고 세일즈를 해야 하는데 이것도 어색했지.
그런데 너가 어떻게 자리를 마련해서 몇 십명 모인 자리에서 첫 리허설 강의 같은 걸 했는데 와... 그땐 진짜 정신없더라. 기억나지? 처음엔 시작 잘했다가 갑자기 멍해져서 한 1-2분간 적막이 흘렀던 거. 정말 식은땀이 흘렀지. 줌 연결도 매끄럽지도 않았고 발표도 지금 생각해 보면 형편없었는데 감사하게도 그걸 보고 수강 신청해 주신 분들이 계셨어. 그게 시작이 되어서 그땐 진짜 내 이름으로 강의와 컨설팅을 하기 시작했지.
강의 초반에는 '사람들이 왜 이런 걸 돈 주고 듣지?'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너가 계속 얘기했던 것처럼 내게 당연한 것들이 남들에게는 전혀 다를 수 있다는 걸 또 깨닫게 되었지. 나를 통해서 사람들이 경매라는 새로운 세계에 눈뜨고 그들이 낙찰받고 명도 받는 데까지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게 참 매력이 있더라고. 그러면서 나도 더 다양한 케이스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고. 이 분들과 함께 법원에서도 만나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삶을 나누는데 진짜 가족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너무 감사하지... 내가 강사로서 도전할 수 있게끔 해주신 분들이니까.
지금은 경매 그리고 고시원까지 강의 범위를 늘렸지만 앞으로 더 늘릴 생각이야. 내가 퇴사를 한 후에 했던 사업 경험들이 실패, 성공을 떠나서 누구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지. 이젠 교육 자료를 만드는 건 일도 아니지만 정말 사람들에게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생기면 계속 확장해나가고 싶어. 우리 수강생들도 강사 자리로 올려주고 다른 강사분들과도 협업도 하고. 아... 이미 그건 하고 있네ㅋ
Wife thinks...
마케팅을 오래 했던 난 천상 놀 팔자는 아닌지 계속 나름의 탐험은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워드프레스를 알게 되고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나만의 독립된 홈페이지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딱히 내가 팔 것은 없어서 남편의 강의하는 걸 보고 '저거나 팔아보자'라면서 시작했고 그래서 남편과 나는 그때부터 동업을 시작했다.
둘 다 퇴사를 한지 꽤 시간이 흐른 후,
결국 기대고 부릴 건 서로 밖에 없음을 깨달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