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거?
‘여러분 모두 부자 되고 싶어서 이렇게 노력하시는 거잖아요?’ 강의 중, 별안간 교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도 부자는 아니어서 말할 자격이 있나 싶지만, 그래도 이야기해야 할 거 같아서 해봐요. 모두 잘 살자고 이러는 거잖아요?’
‘난 잘 사는 게 목적이 아니었는데…’ 왠지 모르게 기어오르는 삐딱함. 묵혀 뒀던 탓인가? 뭔가 억울하기도 하다. 내가 그렇게 보이나? 교수님의 선의를 곡해하고자 심술 부릴 생각은 없다. 곰곰이 멍 때리다 보니, 별로 틀린 말도 아닌 거 같다. 예전에야 잘 살려는 욕심 없이 학교에 왔지만, 난 지금 돈 굴리는 수업을 듣고 있으니. 나도 내심 부자가 되고 싶은 마음이 있으니까.
아무 말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힙스터 짓거리 할 자격이 없다고 여겼다. 지금도 딱히 힙스터 같지는 않지만. 그런데 뭐, 힙스터라고 해서 돈 생각이 사라지나? 취미 생활조차 제멋대로 하지 못하는 내가 돈 욕심이 없다니. 그게 진짜 거짓말이지. 그리고 내 주변에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분명 날 낚아 보려는 사기꾼일 것이다.
어쨌든, 교수님의 말씀에 수긍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도 슬슬 경제 관념 들 때가 되긴 했으니. 쥐뿔도 없긴 한데, 내가 원하는 일로 돈이나 만져야 할까.
그렇게 해가 기운 지금, 브런치스토리의 응원 받기 설정을 눌렀다. 그리고 간절히 바라본다. 구독자 0명. 사람 먼저 모으고 했어야 하나. 그런데 이런 글을 누가 읽는다고. 신세한탄이나 하는 수필에 땡전 얹어 줄 사람은 여기에 없다. 혀 차는 꼴이나 보이겠지.
뒤이어, 누군가의 손가락질이 들린다. ‘저 돈에 미친 놈 저거… 벌써부터…’ 맞는데, 어쩌라고. 하지만 굳이 따지는 길은 관뒀다. 참 미안하지만, 축 늘어져서 얻어 맞고 말련다.
‘브런치로 돈 버는 방법’ 구글링하니, 별안간 글 하나가 보인다. 무신경하게 굴리던 마우스 휠. 남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싶지 않다. 최소한 오늘은. 내가 보고 싶은 건 저것만. 굵은 글씨만 훑는다.
‘브런치는 우리에게 ‘돈 이상의 가치, 개인 브랜딩’을 선사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그것이 바로 글쓰기와 브런치가 주는 돈 이상의 가치이자 선물입니다’
백 번 옳은 말이다. 아쉽게도, 읽기 전에 숫자를 보아 버렸지만. 사실 그의 말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구독자 많네. 돈 좀 만졌겠지? 부럽다’ 그저 돈 좀 핥을 생각뿐. 머릿속에 이미 지폐 몇 장이 끼어 들었다.
마침 에어팟 너머로 들려오는, 이센스의 목소리. 귀 기울여 보니, <줘>의 구절이다. 참, 적절하게도.
‘돈보다 중요한 거? 몇 가지 있어. 근데 벌고 나서 말해야 겨우 내 말 믿어’
없는 사람 말 믿기는 싫다. 그런데, 버는 사람들 말도 안 와닿더라고.
나는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