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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방의 마스코트

by 서로를 우연히

그녀가 말한 ‘친구들’ 중에는 유독 특별한 고양이가 하나 있는데,

이름은 ‘모루’. 회색빛 털에 금빛 눈동자, 발끝마다 흰 양말을 신은 듯한 털이 특징인 아이였다.


처음 이 골목에 와 공방을 오픈하던 날부터 모루는 왠지 모르게 사장님을 잘 따랐고, 무엇보다 공방의 분위기와 묘하게 잘 어우러지는 듯 했다. 조용하고 따뜻하며, 무언가 오래된 기억을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그런 모루는 늘 그녀보다 먼저 공방 앞에 도착해 있는 편이다. 문이 열리기 전부터 문턱에 앉아 기다리거나, 작은 창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보기도 했다. 공방의 문이 열리면 마치 "좋은 아침이야"라고 인사하듯 다가와 몸을 부비고, 한참 동안 가게 한쪽 구석에 누워있곤 했다.

모루의 살가움에 스며든 사장님은 모루의 목에 직접 만든 작은 팬던트를 달아주었다. 실버 컬러의 타원형 팬던트 안쪽에는 아주 작은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소중한 나의 아침에게”


공방을 오픈하고 마치 제집마냥 공방을 드나들던 모루의 목에 팬던트를 채우던 날, 모루는 얌전히 목을 내밀었다. 마치 스스로의 이름표를 갖게 된 것에 기뻐하는 듯이. 사장님은 조심스레 목에 걸어주며 말했다.


“이제 넌 우리 공방의 마스코트야.”


저를 아끼는 사장님에게 받은 고유한 반짝임을 아는 것인지 팬던트를 단 이후, 모루는 더 자주 공방 안으로 들어왔다.


모루는 주로 유리창 너머 햇살이 드는 자리에 자리를 잡고, 손님이 오면 슬며시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울지도, 애교를 부리지도 않았지만, 무심한 듯 건네는 인사에 손님들은 더 설레는 듯 했다. 모루를 보러 들리는 손님들이 있을 정도니 공방의 마스코트 역할은 톡톡히 해내는 모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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