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나은 어른이 되고 싶다,
매일을 그저 살아갈 뿐이고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급급한 삶이었다.
어느덧 나이는 오십을 넘겨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많은 이들이 그러하듯이 늘 남편과 아이들의 기호와 기분, 상황이 우선인 삶이었다.
아내로서 엄마로서 최선을 다했지만 현재는 마뜩잖았다.
최선을 다한다고 해서 늘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며, 자연스레 자신을 돌아볼 기회를 얻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였을까?
과연 내가 놓친 것은 무엇인가?
좀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어쩌다 세상은 이렇게 각박해졌을까?
삶의 본질은, 무엇인가?
수많은 고민과 생각 속에서 나는 기본부터 차근차근 따져보기로 했다.
인간의 '본성과 철학', '정의와 도덕' 수많은 잊힌 것들이 삶의 본질이 아닐까?
그런 고민 속 마이클 샌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집어 들었다.
책장을 넘기며 드는 수많은 생각들!
사는 것에 지쳐 잊어버렸던 수많은 정의(定義)와 정의(正義 )들!
도덕과 인간다움에 대한 많은 생각들이 들어왔다 나가기를 반복했다.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내 한 몸 챙기기도 버거운데, 하루하루 살아가기도 바쁜데, 정의는 개뿔!' 이런 생각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하루를 살기가 버겁기 때문에,
보이는 모든 것에 홀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며 살아가기가 힘들기 때문에!
더욱 정의가 무엇인지, 도덕적으로 산다는 게 어떤 건지,
가치 있는 삶이란 어떤 삶인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작년과 올 한 해,
나는 잘해왔다고 믿었던 것들이 뿌리째 흔들리는, 충격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삶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평온했던 일상은 순식간에 무너져 내렸다.
그 와중에 인생은 후반기를 향해 나아가고 있었으며 산 날보단 살 날이 적을 확률은 높았다.
일련의 사건과 상황들, 그로 인한 고민과 자각은 나를 일깨웠다.
'내 자식들을 위해서라도 이제는 좀 더 잘 살아보고 싶다!',
'내 자식들에게 좀 더 나은 어른이고 싶다!',
'나부터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돼야겠다!'
이런 근본적인 고민과 생각들이 나를 이끌었다.
내게 남은 삶이 얼마일지, 어떤 형태의 삶이 펼쳐질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부끄러운 어른이 되고 싶진 않았다.
정의에 대해 고민할 줄 알고 도덕적으로 판단하는 지혜로운 어른이 되고 싶었다.
아이들이 길을 잃었을 때 등대가 되어주고, 길잡이가 되어줄 참된 어른이고 싶었다.
왜 나는 참된 어른이 되고 싶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을까?
각박한 세상 속 이제 갓 제 인생을 시작한 아이들이 만나는 세상은 어떤가?
심화된 경쟁과 성과위주의 사회 분위기,
만연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로 점철된 세상!
이런 세상 속에 힘없는 아이들은 쉽게 다치고 극복도 쉽지 않다.
물론 젊은 세대도 자신들의 주장만 내세우고 손해보지 않으려 하는 문제로 세대 간 갈등이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기성세대와 신세대사이의 가치관의 부딪침은 언제나 존재해 왔다.
이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신세대들을 제대로 이끌어 줄 참된 어른이 더욱 필요한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참된 어른의 모습은 어때야 할까?
아이들에게 문제 하나 더 풀어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회사에 취직하는 것만 가르치는 것이 아닌,
어떻게 더 인간답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를 먼저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보더라도 자식들이, 자식 같은 아이들이,
마음 편하게 자신의 꿈을 쫓아갈 수 있게 해 줘야 한다.
정의롭고 도덕적인 어른들과 사회 분위기 속에서,
노력하면 노력한 만큼 정직한 성과를 얻는 것이 가능한 사회!
또한 옳은 것을 옳다고 용감하게 말할 수 있는 세상!
재산이나 능력이 아닌,
어떤 사람인가가 더 중요한 세상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어른들이 먼저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한다.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살며 터득한 지혜를 보태보자.
어른들의 삶의 태도가 바뀌고 삶에 대응하는 방법이 달라진다면,
그 그림자를 따라 아이들은 자연스레 함께 걸어가지 않을까?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존재다.
사람은 누구나 다른 이들을 기꺼이 껴안고 마음을 나눌 준비를 한다.
본능적으로 그 누군가를 기다린다.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마음에 섬 하나씩을 갖고 있다.
무인도처럼, 보물섬처럼 인간다운 삶에 대한 갈증을 품고,
각자의 희망과 열망을 닮은 다양한 모양새로 가슴속에 숨어 있는 섬!
망망대해에 외롭게 떠있는 그 섬이
언젠가 사람이 사는 섬이 되길 우리는 갈망한다!
그 섬에 배를 대고 집을 짓고, 누구라도 와 살 수 있는 넉넉한 품을 내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섬에 더 많은 아이들이, 어른들이 함께 살 수 있기를, 희망을 품어본다!
그렇게 우리는 행복에 한 발짝 더 다가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