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김 부장이 되기 위해
18년을 다닌 회사를 퇴사하고 첫 이직을 준비하던 시기, 3개월의 공백기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나는 외국여행을 떠났고, 입국 서류를 작성하던 중 문득 멈춰 섰다.’ 직업란’에 무엇을 써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직장인이 맞는지, 백수라고 써야 하는 건지. 회사라는 울타리 밖으로 처음 나와보니, 내가 누구인지조차 잠시 헷갈렸다.
직장은 우리에게 아주 명확한 간판을 준다.
어느 회사, 어느 부서, 어떤 직급, 명함 한 장에 우리의 정체성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하지만 그 간판은 회사를 떠나는 순간, 이력서에나 남을 뿐,‘지금’이라는 시간을 살아가는 나를 설명해주지 못한다. 결국 정체성은 내가 만들어 가야 한다.
회사의 타이틀은 영원하지 않다. 회사는 우리의 정년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누구든 직장은 머물다 떠나는 곳이다.
길어야 정년 60세를 채우고 떠나고,
누구는 권고사직으로 50대에 떠나고,
누구는 희망퇴직으로 40대에 떠난다.
또 누구는 스카우트를 당해 30대에 떠난다.
그 시기가 다를 뿐, 누구든 언젠가는 회사를 떠난다.
그렇다면 직장에 머무는 동안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지금 이 일이 내 평생의 일일까?”
“이 일을 그만두면 나는 뭘 할 수 있을까?”
“나는 지금, 나를 위해 뭘 준비하고 있지?”
회사에서 맡은 일은 당연히 잘해야 한다. 그건 기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서 미래를 준비한다는 건, 기초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 그리고 내 본업에는 충실하지 않는 순간 회사와의 이별의 순간은 준비도 하기 전에 올 수 있다는것도 유의해야 한다.
본업에 충실하기 그리고 틈틈이, 아주 작게라도 나만의 취미를 가져보라고 얘기 하고 싶다. 그 취미가 언젠가 업이 될 수도 있고, 업이 되지 않더라도 내 삶을 지탱해 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다. 퇴근 후 30분, 주말의 한두 시간. 그 시간을 온전히 나를 위해 써보자.
하는 일과 관련이 있든 없든 상관없다. 퇴근 후, 주말을 공부와 취미로 채워보자. 처음엔 그저 재미로 시작한 일이 어느 순간 업으로 연결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취미를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네트워킹이 새로운 업의 세계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았다.
내가 직접 회사에서 지켜본 사례들도 있다.
퇴사 전부터 재테크와 투자 공부를 해온 김 이사는 퇴직금으로 제대로 된 투자를 시작해 재취업 없이도 안정적인 삶을 살고 있다.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하던 이상무는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준비해 퇴사 후 시골에 로스터리 카페를 열었고, 사진 스튜디오와 함께 운영 중이다. 건강을 위해 테니스를 꾸준히 해온 최 부장은 퇴사 후 테니스장을 직접 운영하며 테니스 붐이 일던 시기에 큰 호황을 누렸다.
이들의 공통점은 단 하나.
회사에 있을 때부터 취미부자였다는 것이다. 배움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사를 위한 시간이 아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간을 '소모'가 아닌 '축적'의 시간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회사는 언젠가 떠나게 된다. 그게 내 의지든, 회사의 결정이든. 그 순간이 왔을 때, 나를 지켜줄 무언가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그러니 오늘도, 맡은 일은 성실하게 해내되 그 외의 시간에는 나를 위한 씨앗을 심자.
그 씨앗이 언제, 어떻게 자라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심지 않으면 아무것도 자라지 않는다는 것.
지금 이 순간, 작은 취미 하나가 미래의 나를 지켜줄지도 모른다. 놀듯이 일하고, 일하듯이 놀아보자.
김낙수도 결국 세차장으로 업을 전업하게 된 계기도 결국은 회사 다닐 때, 본인 차 세차하나 만큼은 진심을 다해 프로페셔널하게 했을 것이다. 그런 주말의 취미들이 퇴사 후 삶을 이어주는 업이 되었다.
퇴사는 누구에게나 온다. 직장이라는 울타리에 머무는 동안 울타리 밖에서도 열심히 놀아보자. 퇴사가 두렵지 않도록 말이다.
오늘도 찾아와 글로 공감하여 주시는 글벗에게 감사드립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세요 :)
사진 출처: Pixabay
#퇴사#취미#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