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듯 아닌 듯 한 회사생활 이야기
연말분위기가 나는 어느 날
팀 내부적으로 로테이션을 한다는 소문이 들렸다.
어김없이 김 차장의 레이더가 돌기시작했다.
점심시간 이후 김 차장이 탕비실로 나를 불렀다.
"이 과장 요즘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지?"
"이 과장이 온 이유로 아주 팀이 조용한 날이 없네"
이 말을 듣는 순간 '내 탓이라고?' 생각할 찰나 눈치 빠른 김 차장이 말했다.
"이 과장이 문제라는 소리가 아니니깐 오해하지 마"
가끔 김 차장의 눈치 빠름이 무서울 때가 있다.
나는 말했다.
"아닙니다. 저도 사실 세군데 회사를 다녔는데"
"지금 회사처럼 스펙터클한 곳은 없었어요"
김 차장이 말했다.
"이 과장만 알고 있어 지금 팀원들 대상으로 로테이션하는 거 알지?"
"그 대상이 누굴까 같아?"
나는 대답하려고 했는데 바로 김 차장이 말을 했다
"바로 백 부장이야"
"어쩐지 오후에 백 부장을 보니 표정이 안 좋더라"
"시간 되면 오늘 저녁 술 한잔 어때 백 부장이랑?"
사실 가기 싫었으나 김 차장 눈빛을 보니 '당연히 가는 거 아냐?'라는 눈치다
어쩔 수 없이 나는 말했다.
"가야죠! 어디로 갈까요?"
김 차장이 말했다.
"오늘 주인공인 백 부장한테 물어보고 말해줄게"
나는 알겠다고 하고 제자리로 왔다.
한참 일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백 부장이 부른다.
커피 두 잔을 타서 흡연장으로 갔다.
백 부장이 말했다.
"이 과장 내가 좀 더 많은 걸 알려 주고 싶었는데 기회가 없네"
"김 차장한테 들었지? 내 이야기? 근데 조만간 다시 볼 거니깐 잘 지내고 있어"
나는 백 부장 말을 들으면서 무슨 말인지 이해하지 못했다.
근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또 한 번 논란의 중심에 백 부장이 있었다.
무튼 백 부장에게 말했다.
"알겠습니다. 백 부장님 일은 아쉽지만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오늘 저녁 회식 일찍 가서 기다리고 있을게요. 빨리 오세요"
백 부장이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
" 그래 오늘 한 번 제대로 먹어보자"
"식당은 어디인가?"
나는 말했다.
"김 차장이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근데 딱히 갈만한 곳을 정하진 않은 것 같아요"
내 말이 끝나기 무섭게 백 부장이 말했다.
"그럼 오늘은 회에다 소주 어때? 회 좋아하나?"
나는 사실 회를 별로 안 좋아하지만 백 부장이 회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어서 말했다.
"네 회 좋아합니다."
백 부장이 말했다.
"그럼 김 차장한테 말해 횟집 알려줄 테니 거기로 5시 반까지 와"
"늦으면 벌칙 주 있으니 시간 지켜서 오도록 해"
나는 알겠다고 하고 김 차장한테 문자를 남겼다.
그리고 자리로 복귀해서 일을 하고 있는데 의외의 인물이 나를 부른다.
바로 장 부장이다.
장 부장이 말했다.
"이 과장 혹시 오늘 시간 돼?"
나는 말했다.
"뭐 때문에 그러시죠 부장님?"
장 부장이 말했다.
"아 내가 종교를 믿고 있는데 종교 믿음이 삶에 많은 도움이 되거든"
"이 과장한테도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알려주려고 해"
순간 나는 '웬 종교? 회사 생활하면서 종교도 신경 써야 하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는 말했다
"장 부장님 오늘 선약이 있어서요 그리고 저는 종교를 믿지 않습니다."
내 말에 장 부장이 알았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래도 한번 들어보라고 했다.
나는 생각했다. 잘못 얽혔다가 큰일 나겠다.
말을 흐리면서 팀장님 보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부장은 알겠다며 나중에 이야기하자고 했다.
팀장님 보고를 마치고 퇴근 시간 다시 한번 장 부장이 다가왔다.
장 부장이 말했다.
"아까 말한 건 조만간 저녁 먹으면서 이야기해 줄게"
"다 이 과장을 위해서 그러는 거야"
나는 당황했으나 "알겠다"라고 말하고 회사를 나왔다.
식당으로 가는 길
이번 회사는 '정말 내가 잘 옮긴 게 맞을까'를 수십 번 생각하게 하는 회사다.
그래도 먹고살려면 돈을 벌어야 하니 끝까지 버티자고 생각했다.
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백 부장과 김 차장이 안에서 한잔하고 있었다.
내가 들어가니 김 차장이 말했다.
"이 과장 우리보다 늦었네? 시간은 안 늦었지만 상사보다 늦었으니 벌칙주 마셔"
나는 장난인 줄 알았다. 근데 김 차장 눈빛은 진심이었다.
백 부장은 웃고만 있었고 어쩔 수 없이 나는 알겠다고 말하고
맥주잔에 따라진 소주 5:맥주 5 비율의 소맥을 한잔 마셨다.
다 마시니깐 김 차장이 말을 했다.
"나올 때 보니 장 부장이 뭘 이야기하던데"
"혹시 종교이야기 아니야?"
나는 놀라서 물어봤어 봤다.
"어떻게 아셨나요?"
김 차장이 말했다.
"나도 다 겪었어 명확하게 이야기해야 다시는 말을 안 꺼내"
"이 과장 명심해"
나는 김 차장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다음에 '장 부장이 이야기하면 딱 잘라 이야기하겠다'라고 생각했다.
백 부장은 말없이 연거푸 소주 3잔을 마시고
취기가 올라오는지 말했다.
"내가 팀에 새로운 변화를 만들려고 했는데 잘 안 됐네"
"그래도 두고 봐 이 과장 내가 아까 회사에서 이야기했지?"
"조만간 다시 보자고"
"그거 거짓말 아냐 조만간이야 조마간"
이 말을 끝으로 김 차장과 백 부장과 함께 1차 2차까지 술로 달렸다.
다 끝나고 보니 밤 11시였다.
전철 막차를 타고 집 가는 길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그러나 '내일 또 회사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 라는 생각과
백 부장과 김 차장이 이야기를 기억 속에서 떠올리며 집으로 갔다.
아니나 다를까..
다음 날 출근하니 팀 인원 로테이션은 빙산을 일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