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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은 두뇌 활동이면서 휴식이다

운동을 하는 것은 머리를 쓰면서 하는 휴식이다?

by VioletInsight


인지적 운동은 신체적 휴식이고, 신체적 운동은 인지적 휴식이다


다들 어쩌다가 한번 이런 내용의 글이나 영상을 접한 적이 있을 것이다.


"일이나 공부를 하다가 머리가 안 돌아갈 때 운동을 하면 좋습니다"


뭔가 이제는 많이 접해서 당연한 사실인 것 같지만, 약간 모순적이게도 한국에서는 직접적으로 잘 실행되지는 않는 것도 같다. 우리나라 학생이나 직장인들 대부분이 쉬지 않고 의자에 엉덩이를 오래 붙이는 것이 좋은 미덕이라고 생각하는 문화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내가 경험한 최상위권의 사람들만 보아도, 공부나 일에 있어서 운동과 체력의 중요성은 다들 공감한다.


공부뿐만 아니라 모든 인지능력과 관련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사람들은 운동을 꾸준히 했다. 심지어 프로게이머들 중에 높은 성과를 내는 사람들은 운동을 꾸준히 했다고 한다.(게임은 고도의 인지능력과 신체능력 필요한 분야이다. 그래서 게임을 하는 것은 휴식이 아니다.)


예전 초창기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은 빠따맞고 산을 뛰었다는 썰이 있다.


페이커 선수가 책을 자주 읽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나, 짬 내서 운동한다는 썰도 있다.



사실 운동이 인지적 작업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은, 또 고대 그리스부터 존재했었다.(고대 그리스/로마시대에는 여러 방면으로 없는 게 없다.)


철인(무력)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유명한 철학가들이 운동을 중요시했다는 사실은 익히 유명하기도 하고. 고대 그리스에서 지적 토론을 하며 서로 배우는 공간을 김나지움(gymnasium)이라고 하였다. 김나지움에서는 단순히 공부만 하던 것이 아니라, 체육활동 또한 중요시했다. 그래서 현대 체육관(Gym)과 독일의 교육기관인 김나지움의 어원이 되었다.


아무튼 고대인들부터 운동이 인지적 작업에 필요한 과정임을 알고 있었다.(사실 조선시대 선비들도 활 쏘면서 운동했는데, 현대 한국인들은 이를 잊은 것 같다.)


이런 사실은 경험적으로, 인문/철학적 느낌으로 오랫동안 전래되어 온 교훈이다. 하지만 당연히 과학적 연구로도 입증이 된 사실이다.


신경과학적 연구에 따르면, 신체적 운동은 인지적 운동에 대한 휴식으로 간주된다. 사실 머리를 쓰는 것도 운동이며, 운동을 하는 것도 뇌를 쓰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둘 다 뇌와 신체를 이용한다는 것이 아닌, 휴식이라는 부분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


인지적 운동과 신체적 운동은 모두 뇌의 전 영역을 사용하지만, 활성화하는 방식과 회로는 다르게 작동한다고 한다.


간단히 말해서 인지적 작업으로부터 오는 뇌의 피로도는 적절한 운동을 하면서 휴식을 할 수 있다. 기존의 휴식관(쉬는 시간에는 대화하거나, 휴대폰을 보는 것)과 다르게 뇌를 다른 방식으로 활성화하여, 뇌의 신경회로를 재정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뿐만 아니라 운동에서 오는 신경피로 또한 인지적 작업을 통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운동을 꾸준히 하시는 분들은 또한 공감하겠지만, 운동을 하는 데에도 큰 집중력이 요구된다. 단순하게 달리기를 하더라도 집중력이 유지되지 않으면, 자세가 흐트러지고 발목을 접질리는 부상이 될 수 있다. 또한 복잡한 동작이 요구되는 운동을 할 때도 집중력이 있는 상태와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나오는 퍼포먼스는 확연히 다르다.


독서와 같은 적정량의 인지적 작업의 경우, 이는 신체적 휴식에 간접적으로 기여한다. 운동 후에 오는 코르티솔 수치를 효과적으로 조절하도록 뇌의 영역을 전환시키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는 신체적 스트레스 조절과 신체의 기능적 회복에 필요한 수면의 질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이렇듯 운동에 필요한 집중력과 뇌의 피로도는, 적정량의 인지적 작업(독서, 간단한 업무 복기, 잠깐의 외국어 공부 등)으로 해소할 수 있다.



하지만 전자기기를 통한 휴식은 오히려 피로도가 상승한다고 합니다.

(스마트폰/포테이토 카우칭)


Couch Potato

많은 사람들이 신체적/정신적 피로도가 쌓인 것을 해소하기 위해서 주로 주말에 침대나 소파에 누워서 TV를 본다거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휴식을 추구한다.


하지만 이는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일단 전자기기에서 방출하는 빛 신호는 뇌가 처리하는 데 있어서 굉장히 많은 정보량을 요구하기 때문에 꽤나 높은 수준의 인지적 운동이다. 문제는 전자기기에서 전환되는 화면은 고정된 빛이 아니라 수시로 화면이 전환되면서 움직이는 빛이다. 이는 수시로 눈의 초점을 역동적으로 움직이게 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 또 고도의 신체적 운동이기도 하다.


결국 뇌에 있어서는 인지적/신체적 작업을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다.(컴퓨터 게임이 고도의 집중이 필요한 이유, 그리고 뇌를 전 회로적 각성상태로 전환하기 때문에 밤에 잠을 못 자게 되는 이유)


그럼 또 이런 사실에 이렇게 물어보는 사람들이 있다.


" 어? 그럼 게임 많이 하고 잘하는 사람은, 운동도 잘하고 머리도 좋아지는 거냐?"



어.. 사실 맥락적으로는 맞는 게, 그런 최상위 수준의 결과물이 바로 전투기 조종사다.(단지 게임보다 신체조작과 정보처리가 극단적으로 어려울 뿐)


전투기 조종사는 수많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동시에 고도의 신체능력을 동시에 사용합니다.


우크라이나의 드론 탑건은 게임을 그렇게 많이 했다고 합니다. 드론을 조작하는 방식은 비디오게임과 매우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지식을 축적하고 신체를 단련하여 만드는 결과물은 뇌를 사용하기만 한다고 만들어지는 것이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인풋만이 아니라 아웃풋을 만들어야 돼요)


아무튼 전자기기의 빛 신호를 처리하고 이에 반응하는 것은 인지적/신체적 뇌 활동을 모두 사용하는 작업임으로 휴식이 될 수 없다.



사실 결국 휴식은 회복을 위한 과정일 뿐입니다. 잠을 자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결국 뇌와 신체의 작동방식을 전환하여 쿨링다운 하는 것이지, 더 나은 결과물로 유지보수 및 개선하는 작업은 아니다. 하나의 기능을 쓸데없이 오랫동안 과부하 시키는 것이 안 좋으며, 이러한 전환을 적극적으로 해주면 오히려 서로 상호보완적 기능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뇌의 인지적/신체적 작업들을 더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작업은 잠이다.


휴식과 회복을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인지적 회복을 위한 신체적 운동은 수면에 도움이 되고, 신체적 회복을 위한 인지적 운동 또한 수면에 도움이 된다.


중요한 것은 인지적 운동과 신체적 운동을 한 가지 부분에 과부하시키지 말고, 적절히 전환하며, 수평적 균형을 이루면서, 수면과 양질의 식사로 수직적 개선을 하는 것이다.



- 요약 -

일을 하거나 공부하는데 집중이 안되고 머리가 막힌 것 같다? = 운동을 할 최고의 시간이다

운동을 열심히 했더니 신체적으로 피로가 높다? = 독서 또는 공부, 사람을 만날 최고의 시간이다.


그리고 잠을 잔다.




굳이 텍스트를 마빡에 붙인 이유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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