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증의 운동 데드리프트
“여군들이 요즘 소대장님 엉덩이 이쁘다고 칭찬하는 거 아십니까?ㅋㅋㅋ”
“내가 살다보니 여군한테 성희롱을 다 들어보네. 이거 완전 군대 거꾸로 돌아가는 구만?ㅋㅋㅋ”
오래돼서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대충 이런 맥락이었다.
몸 좋다 어깨 넓다라는 말은 평소 많이 들어와서 감흥이 별로 없었는데,
엉덩이 칭찬 들은 것은 저게 처음이었다. 그것도 군대에서 어이없게 같이 일하던 여군한테 들었다.
내 힙업의 비결은 뭐.. 당연히 데드리프트긴 하다.
근데 나에겐 사실 데드리프트가 좀 애증의 운동인 느낌이다. 데드리프트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운동이 없을 것이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한다고 하는 운동이고, 어떤 사람은 " 야 데드리프트 하면 허리 나간다~" 하는 운동이라서 섣불리 하라고도, 하지 말라고도 권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다.
정말 직관적 이게도 이게 운동의 설명의 전부이다.
땅에 있는 것을 팔을 쭉 편 상태로 그저 들어 올린다.
이렇게 단순한 운동이 없다.
사실 모든 사람들이 땅에서 무언가를 주으면 그게 데드리프트다.
그럼 나는 지금 운동으로써의 데드리프트를 하는가?(컨벤셔널 데드리프트 기준)
솔직히 요즘 고중량 컨벤셔널 데드리프트는 안 한다.
데드리프트 하면 너무 힘들다...
예전에는 고중량 데드리프트를 정말 즐겨했었는데, 나이를 먹은 것일까 아니면 일상을 살아야 해서 그런가. 고중량 데드리프트는 정말 모든 체력을 방전시키는 운동이다.
그래서 데드리프트만 해도 된다라는 의견이 있기도 하다. 이 뜻은 데드리프트만 하면 모든 힘이 빠져버린다는 의미도 있다.
그렇다면 데드리프트는 해야 하는가?
이에는 데드리프트라는 운동의 명확한 장단점이 있기에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에 달려있다.
일단 데드리프트의 장점부터 보자면.
데드리프트는 전신 운동이다.
엉덩이, 햄스트링, 대퇴사두, 등, 코어 근육을 포함한 대부분의 근육을 활성화한다.
이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어쩌면 근력운동은 데드리프트 하나로 퉁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시간이 없는데 전신 근력운동을 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효율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데드리프트는 모든 웨이트리프팅에서 가장 무거운 무게를 들 수 있는 운동이다.
즉 근신경계 발달에 가장 효율적인 운동이라고도 볼 수 있다.
순수한 근력 즉 스트렝스(Strength)를 발달시키고자 하는 사람은 필수적으로 수행하는 운동이다.
직관적인 움직임과 고강도의 중량도 다루기 때문에 장점은 확실히 많은 편이다.
데드리프트를 잘하면 일상생활에서의 전반적인 근력향상은 다 된다고 보면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데드리프트는 근력운동 초보자가 중급자 이상으로 가기 위한, 어쩌면 관문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그리고 매력적인 엉덩이..
그럼 데드리프트의 단점은?
피로도가 크고
초보자들이 부상을 당하는 많은 운동이고(자세를 잘 숙달시켜야 한다.)
부상과 같은 맥락에서 오지만,
정확한 자세와 꽤나 높은 숙련이 필요하다.
직관적인 움직임의 동작임에도 불구하고, 높은 중량을 수행해야 진가가 발휘되는 운동이기에 개인의 숙련도가 높아야 되는 진입은 쉬운데, 숙달하기는 어려운 운동이다.
50kg 안 나가는 우리 누나도 예전에 크로스핏 할 때 데드리프트 100kg 정도 들었었다. 그만큼 숙달이 되면 높은 중량을 다를 수 있는 게 데드리프트인데,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치기도 쉬운 운동이다.
그리고 이건 좀 운동의 단점이라기보다는 내 개인적으로 요즘 잘 안 하게 되는 이유이긴 한데
내가 데드리프트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헬스장에서 20kg 원판을 최소 8개는 가져다 쓰기 때문에 어느 순간부터 잘 안 하게 된다.
눈치도 보이고 귀찮아서 잘 안 한다.
운동적인 측면을 떠나서 하는 것 자체가 여러 가지 단점도 있다는 의미다..
아무튼 그럼 데드리프트의 자세를 잘 잡고 숙달하기 위한 팁 같은 게 있을까?
솔직히 말해서 글로 찾기보다는 많은 영상들을 시청하고 직접 해보면서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데드리프트가 직관적인 동작임에도 자세 자체는 팔과 다리의 길이, 신체 비율에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개인의 체형에 따라 운동 동작의 큐(Q-points)가 달라지기 때문에 방정식처럼 정해져 있지 않다.
정말 실기와 개인지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운동이다.
그래도 공통적인 팁이 있다면?
하체의 움직임에 더 집중을 하는 것이 좋으며,
지면을 발로 민다는 느낌이 있어야 한다.
어떤 데드리프트를 하는가? 한다면 크게 두 가지이다.
컨벤셔널(Conventional)
스모(Sumo)
아는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름 유치하게 종파? 같은 게 있긴 한데 그냥 취향 따라 하시면 된다.. 하체와 둔근에 집중하고자 한다면 스모, 정석적이고 신체기능 향상을 추구한다면 컨벤셔널을 추천한다.
"그럼 너는 뭐 하는데? 너 요즘 데드리프트 잘 안 한다며?"
나는 사실 요즘 바벨을 이용한 데드리프트보다는 동작과 궤적이 비슷한 운동으로 대체한다.
첫 번째는 싱글 레그 데드리프트 (Single-Leg Deadlift)
싱글-레그 데드리프트는 주로 여자들이 하는 운동 아니냐?라고 비웃는 상남자들도 분명 있을 텐데,
30kg 이상의 무거운 덤벨로 하면 상당히 난도가 있고 퍼포먼스에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에 안 해보았다면 적극 추천한다. (하체와 둔근 발달에도 정말 좋다.)
두 번째는 힙 쓰러스트 (Hip Thrust) 또는 글루트 브리지(Glute Bridge)
이것도 본의 아니게 여자들이 선호하는 운동이긴 하다.
한국은 아직 그런 분위기는 아닌데..
외국 헬스장 가면 민망할 정도로 근육질 백인 남자들이 다 저거하고 있다.
심지어 Adductor Machine (둔근 훈련 기구)에 남자들이 왜 그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한국도 조만간 유행할지 모르니 미리 해두도록 하자. (남자 입장에서 이상한 시선을 받을 수는 있다.)
데드리프트 대체 운동으로 아주 훌륭하다.
결론 : 데드리프트 효과만큼은 좋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운동이다.
대체할 수 있는 운동들 또한 효과가 아주 매력적이다.
나는 힘을 기르고 싶다 -> 데드리프트
그 정도까지는 아니고 건강과 좋은 뒤태를 가지고 싶어 -> 힙 쓰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