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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by 정은하

우울한 영화를 본 후, 하루종일 우울한 것처럼

여러분들에게 나의 글이 위로보단 우울의 감정을 전달한 것 같아 마음이 쓰일 때가 많았다.


그래서 사실 털어놓고 싶은 이야기는 많았지만,

더 깊이 들어가 나의 마음을 털어놓으면 그때는 정말 한없이 우울한 나의 마음을 걷잡을 수 없이 드러낼 것 같아서, 독자들이 그 우울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아서,

그래서 썼다 지웠다 반복하다 결국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그래도 이만큼이면 나의 마음을 잘 드러냈고, 여러분들이 응원해 주는 손길을 느끼며 위로가 되곤 했으니

글을 쓰기 시작한 나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것 같다.


요즈음 나는 우울이라는 마음의 병이 많이 가벼워졌다.


이유야 여러 개가 있겠지만, 새로운 취미, 다시 시작한 운동,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만남들과 같은 나의 텅 빈 마음을 채워주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어서일까?


그래서인지 근래의 나는 마음의 짐을 많이 내려놓게 되었고, 나아지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일시적일 수도, 삶의 흐름에 있어서 주기적으로 돌아오는 루틴일 수도 있겠지만

예전의 나는 이 행복한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했다면,

지금의 나는 이 가득 찬 행복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느끼고 살아가려 한다.


언젠간 다시 삶의 흐름대로 안 좋은 날이 다가올 때를 대비하여 행복한 기억들을 꼭꼭 가슴에 담아놓아야지.


이 글을 읽고 있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인생이라는 선 위에 서있는 당신에게,

지금 어떤 기분과 상황과 환경에서 이 글을 읽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글이 당신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고, 위안이 되고, 나도 살아보아야겠다는 희망을 얻었으면 좋겠다.


나는 삶이란 동그란 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언젠간 다시 만날 날이 올 그때까지,

질긴 이 삶을 잘 이겨내고 살아가보는 모든 독자들을 응원하며,


나의 우울일기를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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