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윗' 이탈리아 [제6화]
베네치아를 여행하면서 나는 마르코 폴로를 떠올렸다.
마르코 폴로, 베네치아 사람
지금으로부터 약 750년 전 동방(몽골의 원나라)으로 장삿길 떠나서 거기서 17년을 살았고 베네치아로 돌아와 24년의 여행 여정을 책으로 남겼다.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
원제는 ‘일 밀리오네’ <Il Milione>(‘백만의 서’) 혹은 <Le Divisament dou monde>(‘세계의 서술’)
13세기 서양인의 눈에 비친 동방에 대한 상세한 기록으로 유럽 사람들은 이 책을 <마르코 폴로 여행기>라고 부르고 있다.
<동방견문록>이 당시 유럽에 끼친 영향력은 대단했으며, 유럽에서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이라고까지 얘기하는데 과장이 있다고 보여지나, 내용으로 보나, 방대한 분량으로 보나 세계적인 고전이라고 부를만하다.
또한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은 13세기 중세 시대의 유럽인들에게 세계에 대한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 대 항해 시대를 준비하는 계기가 된 것은 분명하다.
마르코 폴로는 1254년에 베네치아공화국에서 태어났다.
17살 때 베네치아 상인이었던 아버지와 삼촌을 따라 지중해 베네치아를 떠나 3년 6개월 여정 끝에 대칸 수도(베이징)에 도달하고 17년 간 거기에 머무르며,
대 몽고 제국 쿠빌라이 칸(*징기스칸의 손자, 대원大元 황제, 재위 1271.12.18~1294.2.18)의 총애를 받으며 중국, 몽골, 인도 등 다양한 지역을 여행하며 많은 것을 직접 보고, 듣고 또한 경험한다.
24년 만인 1295년에 베네치아로 돌아온 마르코 폴로는 2년 뒤에 지중해 해상권을 두고 베네치아 정 반대편 제노바와의 전쟁에 참여하였다가 포로로 잡혀 제노바에서 감옥생활을 하게 된다.
이 제노바 감옥 안에서 같은 포로였던 피사 출신 루스티첼로를 만난 것은 천만 행운이었다.
그는 마르코 폴로가 동방을 여행하며 본 각가지 경험을 받아 적어 책으로 펴냈는데, 이것이 바로 동방견문록이다.
만일 마르코 폴로가 이때 루스티첼로를 만나지 못했다면, 이 놀랍고도 경이로운 여행기, 문학사에 길이 남을 이야기 보물창고, 세계사를 바꾼 한 권의 역작이 세상에 빛을 볼 수 있었을까. 아이러니 같기도 하다.
<동방견문록>에는 일본에 대한 언급이 나온다.
‘황금의 섬’, 지팡구(Zipangu, Japan)
일본 원정에 나선 원 나라 사람들을 가리켜 ‘여몽연합군’(고려-몽고)이라고 부르면서 두 번 다 태풍을 만난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동방견문록>에는 우리나라(당시 ‘고려’)에 대한 기록은 찾아볼 수 없는 점이 많이 아쉽다.
당시 고려(918~1392)는 원나라(몽골 제국)의 부마국(사위국)이었지만 원나라 중심부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고, 그가 우리 나라(고려)를 직접 여행할 기회가 없다 보니 그의 관심도가 낮았거나 정보가 부족했을 가능성이 높다.
일부에서는,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에 대해 ‘소설이다’, ‘허구다’ 이렇게 말을 하기도 한다.
이유는 동방견문록 속의 서사가 시기적으로 맞지 않거나 재구성되었을 가능성을 지적한 것인데, 마르코 폴로가 자신의 공로를 좀 과장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1324년 70살의 나이에 사망하면서 그는 세 명의 자녀에게 남긴 유언장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내가 본 것의 절반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이 글을 끝내면서,
나는 믿고 싶다. 그가 이 책에 다 담지 못한 얘기가 많으리라는 것을.
아무튼 나는 마르코 폴로, 그를
‘위대한 여행가, 탐험가, 상인’이라고 부르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마르코 폴로는 베네치아 사람
장사꾼이며 여행가, 탐험가
나는 그를 ‘호기심 많은 여행가’로 부르고 싶네
열일곱 나이에 아버지 삼촌 따라 떠난 동방 길
3년 6개월의 여정 끝 도달한 원나라 몽골은
듣도 보도 못한 세계
몽골 제국이 세계의 중심이던 시절이 있었지
중세 시대 유럽은 어둠에 갇혔고
몽골은 말 타고 실크로드 따라 서역으로 훨훨 날았으니
원 대제 쿠빌라이 칸의 총애를 받은 마르코 폴로는
대칸 수도에서 보따리 풀고 거기서 살기를 17년
지방관으로 여기 저기 여행하였지
여행가 탐험가 장사꾼 마르코 폴로는
천하 입담꾼
보고 듣고 경험한 신기한 것을 생생하게 유럽에 전하니
잠자던 유럽이 벌떡 일어나서 말하네
‘동방이 어디여? 동쪽으로 가자 동쪽으로’
동방은 미지의 땅
"나는 내가 본 것의 절반도 이야기하지 못했다"
죽기 전 유언장에서 그가 한 말
허풍만은 아닐 터
여기, 지구의 끝자락
바람의 유혹을 좇아 하늘 날던 한 소년에게
마르코 폴로의 상상력과 그가 미처 못다한 말들이
아름다운 유혹이 되어 오늘, 같이
높이 하늘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