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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

by 세상의 창

<미련>


지나간 것들은 모두 흔적을 남깁니다. 사랑의 열병을 앓고 나면 가슴에 숭숭 구멍이 남습니다.


가을 낙엽 길을 걸으면 봄날의 살가운 꽃내음과 폭풍우 치던 여름날의 광기가 여전히 이 숲에 남아 있습니다.


푸른 바다가 그리워 동해로 가면 도회의 찌든 흔적이 배 언저리에 물보라를 만듭니다.


아프리카에서는 탐탐북소리를 좇아 사막으로 걸어 들어갔습니다. 지축을 흔드는 음악 소리에 맞춰 미친 몸짓을 하던 기억이 납니다.


지나쳐 온 것들이 모두 사막의 밤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이 되어 밤마다 내 꿈속을 찾아와 나를 부릅니다.


미쳐 못다 한 말들이 밤하늘에 빼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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