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을 사수하라

by 강소록

나의 애마를 타고 아우토반에서 달려봤자, 시속 140km 이상 넘으면 차가 헐떡거리며 연기를 내뿜고 기절할까 봐 걱정이다.


왜냐하면, 내 차는 미니미한 경차이기 때문이다.

경차라서 난 가끔 할인이나, 우선혜택을 받을 때, 내 경자 씨~ 하고 좋아하면서, 역시 경차가 합리적이고 실용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사람들이 혼자서 큰 차 타고 다니며 주차장 라인 밟고, 거드름 피우는 게 꼴불견이라고 생각하는 일인이었다.


그런데, 경차운전자든 대형차운전자든 공통으로 적용되는 사항이 있으니 바로 도로교통법이다.

경차라고 도로교통법을 피해 갈 수는 없고, 대형차라고 교통법을 크게 적용하는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나의 질주본능이 어디에서 근원을 찾아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사회생활을 왕성하게 하지 못하고, 가정에서 살림만 하는 주부로 있으니 자존감도 덩달아 낮아진 탓이 아닐까.


가끔 운전 중에 미친 듯이 차사이로 요리조리 끼어들며 재빨리 지나가는 위험한 곡예를 할 때도 있었다.


물론, 바쁠 때이긴했지만 바빠서 몇 분 일찍 가려다가 몇십 년 일찍 저 세상 갈 수도 있지 않은가.


그 곡예를 하는 이유에는 바빠서 그런 것도 있지만, 스릴만끽과 우월감 충족 같은 것도 있었으니, 정말 내가 생각해도 한심하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


곧바로 과태료 고지서가 우편함에 꽂혔다.

한 번은 32,000원짜리였고, 또 한 번은 56,000원짜리 어린이 보호구역 과태료 고지서였다.

과속습관이 생겨서 10~15km 정도만 줄이면 되는 섬세한 감속이 어려웠던 것이다.

아니면, 속도제한을 의식하지 않는 나쁜 습관이 자리 잡혔는지도.

이런 식으로 고지서가 계속 날아온다면 남편이 볼 것이고, 이러다 난 운전정지 당하기 쉽다.


할 수 없지 뭐. 수시로 우편함을 살펴서 고지서나 우편물 모두 내가 챙겨 오자.

중간에 인터셉트해서 남편 모르게 납부하면 되지 뭐.

결국 이런 요망한 계획을 세웠다.

다행히 아직까지 들키진 않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건 내 과속습관을 하루속히 고치는 일이다.


다행인건, 글 쓰면서 욕구가 조금 분출되고 있고, 쓸데없는 질주본능같이 무모하고 위험한 일보다, 창조적이고 나와 남을 세우는 일에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나자신이 너무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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