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표현할 때 꼭 챙길 것
전사 차원의 큰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 준비를 위해 전날 밤 늦은 시간까지 강당에서 행사 준비를 해야 했다. 의자를 줄 맞춰 일렬로 배치하고 책상을 옮기고 온갖 현수막 설치에 다과 준비에..하나하나 쉽지 않은 일이었다.
다 끝나고 행사 준비 메인 담당자가 도와준 사람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해가며 단체방 메신저에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그런데..수많은 이름 중에 내 이름은 없는 것이었다.
실수로 빠뜨린건가? 아님 나한테 안 좋은 감정이 있어서 일부러 안쓴건가? 나 정말 열심히 했는데..온갖 생각이 머릿 속을 스쳐지나갔다.
바빠서 미처 신경쓰지 못한거겠지..사람이 뭘 이런걸 가지고 쪼잔하게! 그냥 웃으면서 넘어갔다. 그럼에도 씁쓸한 뒷맛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사람은 조그만 것에 감동받고 조그만 것에 삐지는 쪼잔한 존재이다. 내가 헤어스타일을 바꿨는데 누가 그걸 알아봐주면 참 고맙기만 하다. 반대로 내가 맛있는 반찬을 직접 요리해서 차렸는데 가족들이 안 알아주면 서운함을 느끼게 된다.
아는 목사님은 예전에 부흥강사로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하셨다. 첫 번째로 본인이 설교하시고 두 번째 강사분이 뒤를 이어 설교하셨는데 두 번째 분을 향한 박수가 본인 때보다 거의 두 배나 소리가 컸다고 한다. 그걸 보면서 질투가 치밀어 올랐다고 한다. 그 날 밤에 내가 얼마나 질투에 약한 연약한 존재인지 뼈저리게 회개하며 기도했다고 한다.
사람은 다 마찬가지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수는 있으나 누구나 칭찬을 받으면 좋아하고, 질책을 받으면 싫어하게 된다.
유명한 나폴레옹의 일화가 있다. 나폴레옹은 부하들에게 절대 내 앞에서 아첨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다고 한다. 이 때 부관 하나가 이렇게 말했다.
"저는 아첨하는 말을 싫어하는 장군님의 인품을 존경합니다"
이 때 나폴레옹은 매우 흐뭇해 했다고 한다. 사람은 다 똑같은 것이다.
청룡영화제 시상식을 보게 되면 상을 받은 연예인들이 동료배우, 감독, 스태프를 호명하며 공을 돌리게 된다. 좋은 일을 내세우게 될 때 같이 고생한 사람들을 호명하자. 이 때 기타 등등으로 퉁치면(?) 안된다. 가급적 꼭 이름을 언급하자. 이름이 직접 불리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천지차이이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꽃)
이메일로 결과보고를 할 때 같이 일한 사람을 같이 언급해주자. 이 때 단순히 이름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을 기여했는지 같이 말하는 것이다.
"팀장 리더십 교육이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었지만, 안내문 제작부터 강점진단 진행까지 OOO님이 큰 도움을 주셨습니다"
구체적인 성과를 같이 언급할 때 더 빛이 나게 된다.
추억의 영화 록키 5에서 록키는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를 혼을 바쳐 키운다. 마침내 챔피언이 된 그 유망주는 그러나 인터뷰에서 록키는 쏙 뺀 채 감사한 사람들의 이름을 열거한다. 록키는 대단히 실망하고 좌절하게 된다.
이런 일을 당하게 되면 서운함이 밀려온다. 반대로 나는 그런 적이 없었는지 되돌아보게 되었다. 내가 몰라서 그렇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내 이미지는 이런 작은 것에서 좋아지기도 하고 나빠지기도 한다. 조금만 더 신경쓰자. 감사할 때는 빠진 사람 없이 이름을 호명하자. 그리고 뭐에 대해서 감사하는지 구체적으로 열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