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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장의 지시사항이 계속 바뀌나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팀장 리더십 교육을 준비할 때 일이다. 팀장이 회의만 들어갔다 나오면 지시사항이 달라지고는 했다.

"본인 리더십 성찰 시간은 빼는게 낫겠어요. 시간이 부족하니"


그래서 뺐더니 며칠 뒤에 팀장이 다시 말한다.


"다른 시간을 조금씩 줄여서라도 살리는게 낫지 않을까?"


이랬다 저랬다 하는 팀장 때문에 교육기획은 방향을 잃고 수시로 틀어지고는 했다.






팀장의 지시가 계속 바뀌는 이유


팀장 입장에서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나도 이러고 싶어서 그런게 아니라고. 사정이 생기니 어쩔 수가 없다고. 각자 할 말이 있을 것이다.


보통 팀장의 생각이 바뀌는 이유는 다음이 있다.



1. 위에서의 지시사항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위의 임원이 계속 무언가를 지시하는 경우 팀장도 어쩔 수가 없다. 계속 "예", "예", "그렇죠" 이 말만 반복하다가 일거리를 산더미처럼 만들어서 그걸 팀원들에게 뿌리게 된다. 이미 정해진 방향도 위에서 수시로 바뀌는데 팀장은 아무런 방패가 되지 못한다. 오히려 팀원들 쪽으로 화살을 쏘며 팀원들을 괴롭힌다.




2.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일이 많다보면 팀장이 피드백을 주고도 자기가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내가 누구에게 이 말을 한 기억은 어렴풋이 나는데 그게 언제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력에만 의지하기에는 일도 너무 많고 정신이 없는 것이 사실이다.




3. 일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이다.


팀장이 일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면 피드백도 중구난방일 수 밖에 없다. 일을 모르니 그냥 떠오르는 대로 피드백을 하게 되고 당연히 일관성이 없어지게 된다. 이러면 팀장들이 뭐가 맞는 지시인지 몰라 혼란을 느끼게 된다.




팀장이 이랬다 저랬다 할 때 대처방법



1. 방향 확정 때까지 기다리기


자꾸 방향이 바뀌는 경우, 아직 위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무리하게 완성했다가 뒤집어 엎고를 반복하지말자. 필수적인 내용만 완성했다가 방향이 확정되면 나머지 부분은 완성하는 것이다.


호텔 식당으로 예약 다 했는데 갑자기 저렴한 곳으로 하겠다고 위에서 방향을 바꾸면 예약 취소하고 다시 알아보고 번거로워진다. 그러니 방향이 정해져야 확실한 부분은 일단 기다려보자.




2. 팀장 피드백을 문서화하자


팀장이 했던 말은 기록으로 남기자. 이걸 이메일로 해서 팀장에게 공유하자. 그러면 증거자료도 되고 팀장도 이전에 내가 무슨 말을 했었는지 쉽게 찾아보고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우수 영업사원들이 고객을 만날 때, 신입사원을 동행시키는 교육을 기획하고 있었는데 팀장이 잠시 멈추자고 말한 경우, 그 후에 팀장이 어디까지 기획이 진행되었는지 묻는다면 이전에 팀장이 했던 말을 이메일로 보낸 적이 있기에 그거 확인해보라고 말하면 팀장도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3. 팀장이 바쁜 시간은 피하자


사람은 누구나 멀티 태스킹이 힘들다. 바쁠때는 누가 말해도 정말 중요한 내용이 아니면 귀에 들어오지 않게 된다.

팀장이 1시간 뒤에 있을 임원 회의 때 발표할 보고서를 수정하느라 바쁘다. 이 때 영업 대리점 사장과 대화 나눈 것을 팀장에게 가서 이야기한다면 그게 귀에 들어오겠는가? 1시간 뒤에 자기 운명이 걸린 한 판이 기다리고 있는데..팀장이 바쁜 시간은 피하자.




4. 내 언어로 리마인드해서 바로 전달하자


팀장과 대화하고 있다면 내 언어로 정리해서 리마인드하자.


예를 들어 팀장이 불러서 영업사원들에게 역사 강의를 해 줄 역사강사를 찾아보라고 지시했다고 하자. 그리고 세부 지침을 준다면 이렇게 리마인드 하는 것이다.


- 4월 22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2시간 강의인거고

- 시간 당 60만원 이내 강사가 필요하신 거지요?

- 단순한 역사가 아니라 영업에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내용의 역사가 필요하다고요?


이렇게 말하면 팀장도 본인이 말했던 것을 다시 들으면서 기억을 되살릴 수 있다.




마무리하며


누구나 자기가 한 말을 잊어버리고는 한다. 어떨 때는 내 머리에 무슨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치매가 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사람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정신없이 바쁘면 다른 사람이 한 이야기를 잘 기억하지 못한다. 뇌는 위기상황을 느끼면 생존에 우선순위를 두고 그 쪽에 모든 에너지를 다 쓰기 때문이다.


팀장이 기억하지 못한다고 "저 딴게 무슨 팀장이야!" 이렇게 욕하지 말고 이해해주자. 우리도 그 자리에 올라가면 별반 다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대신 팀장이 기억할 수 있도록 문서화해서 대화내용을 알려주자. 그리고 대화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는 시간에 되도록 대화하자.


그리고 위에서 수시로 결정을 뒤엎을 경우에는 일단 일을 멈추고 기다리자. 위에서 저렇게 정신없이 굴면 일하는 나만 바보된다. 시지프스의 신화에서처럼 돌을 끝까지 밀어 올리면 다시 돌이 떨어지고 그걸 다시 밀어 올리고..이 짓을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결정이 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한 번에 일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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