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실수, 어떻게 지적하시나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퇴근하려는데 옆 자리 후배인 경석씨 노트북이 잠금장치 없이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요즘 보안 이슈 때문에 단속이 심한터라 자칫 큰 문제가 될 수 있었다. 다음날 아침 그 후배를 불러서 질책을 하였다.



"OO님! 노트북 잠금장치 안 하고 퇴근했네요! 그냥 가면 어떡해요?"



그런데 경석씨 표정이 영 못마땅하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공개적인 자리에서 그것도 신입사원인 진수씨랑 비교해서 질책을 했으니 기분이 나빴겠구나 싶었다. 내가 제대로 질책하지 못한 것이었다.




내로남불, 당신도 그러신가요?


내로남불,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이 속성이 누구에게나 다 있다. 남들이 저지른 실수는 정신이 똑바로 박혀있지 않아서 그런 것이고, 내 실수는 사람이 살다보면 할 수도 있는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부하고 넘어간다.


유난히 이 내로남불이 심한 사람이 있다.

이들은 자기만의 기준에서 남의 행동 하나하나에 본인 잣대를 들이댄다.


예전 팀장은 유난히 깔끔함을 강조하는 사람이었다. 복장이 자유로웠던 회사는 라운드티에 운동화, 청바지는 물론이고 반바지까지도 허용하는 회사였다. 그럼에도 직원들에게 카라티에 긴 바지를 입고 오라고 강조했다. 회사가 매출액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렇게 해이해져 있으니 반등을 못 하는거라고 자기만의 개똥 철학을 펼치고 있었다.


나는 출근 전에 항상 8km 러닝을 하고 출근한다. 여름 철에 땀을 흘리면서 내가 사무실에 도착하자 바로 팀장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그렇게 땀 흘리고 출근할거야? 운동하는거 그렇게 티 내고 다녀야겠어?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팀장의 몸에서는 항상 진한 소주 냄새가 풍긴다는 것이었다. 일주일에 최소 4~5번은 술을 마시는 팀장의 몸에서는 늘 소주 냄새가 났다. 아무리 향수를 뿌려도 알코올 냄새는 없어지지 않았다.


본인에게서 나는 알코올 냄새는 (본인은 알지도 못할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것이고, 내가 흘리는 땀은 직장인의 기본이 안 된 모습인걸까? 물론 출근 때 땀 흘리는 모습이 결코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다. 그 이후로 나도 속옷을 더 챙겨오면서 조심하고 있지만 남에게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팀장의 모습은 기분 나쁘게 느껴졌다.





남의 실수, 어떻게 지적하면 좋을까요?


실수를 지적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잘못된 것을 쉬쉬하는 것은 결코 좋은 모습이 아니다. 상대방도 알아야 고쳐나갈 수 있다. 다만 이건 명심하고 실수를 지적하자. 나도 언제든 실수를 저지르는 존재이다. 그 점을 항상 명심하고 아래를 참고하면 좋다.




1. 그 사람의 인격을 건드리지 말고 그 사람의 실수에만 집중하자


1번) "갓 들어온 신입사원도 이런 실수는 안하겠다. 너는 네 취미생활에만 관심 있고 회사일에는 뒷전이지. 그러니 매번 이런 실수하는거 아니야?" (X)

2번) "조금만 더 신경썼으면 이런 실수를 안했을텐데. 이번 실수 때문에 다른 동료들이 야근하고 같이 고생하게 되었으니 미안하다는 말 꼭 하도록 하게" (O)


똑같은 말이라도 느낌이 다르다. 물론 실수에 대한 지적이기에 따끔하게 그 실수로 인한 악영향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알려줘서 경각심을 느끼게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사람의 인격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실수에만 집중하면 감정이 상하지 않으면서 자기 실수를 반성하게 된다.




2. 어떻게 실수를 막을 수 있는지도 같이 알려주자


실수했다는 것만 지적하지 말고,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은지 그 방법도 같이 알려주자. 방법은 네가 알아서 찾아야지 이건 무책임한 말이다.


예시) 이번 주 영업 매출액 자료에 지난 주 매출액 자료가 잘못 들어간 경우


"이거 허위 보고서 아니야? 고의던 아니던 이거 문제가 심각한건데 어떻게 책임질래?" (X)

"보고서를 쓴 뒤에는 반드시 리뷰를 해야 돼. 가장 틀리기 쉬운 부분이 맞춤법, 수치, 날짜 이 부분이라 이 사항들은 반드시 체크하고, 동료한테도 확인을 부탁해야 틀리지 않아" (O)




3. 공개적인 자리에서 지적하지 말자.


다른 사람들이 다 있는 자리에서 실수를 지적하면 상대방은 그 지적이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반발심부터 갖게 된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 욕구, 존경 욕구가 있다. 이게 한 방에 무너지게 된다. 한 번 반발심을 갖기 시작하면 아무리 조언과 충고를 해도 그 말은 화살이 되어 상대방에게 꽂히게 된다.


반드시 일대일로 조용히 말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서 실수를 지적하자. 사무실에서 고래고래 소리치고 망신주는 것은 미생에서 마 부장으로 족하다.




4. 한 번만 짧고 굵게 지적하자.


실수를 지적한답시고 한 이야기 하고 또 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꾸 이야기해서 머리에 인이 박히게 하겠다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상대방 입장에서는 거부감을 갖게 한다. 처음에는 잘못을 수긍하다가도 자꾸 똑같은 말이 반복되면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지적은 한 번만 짧고 굵게 하자. 그게 오히려 더 임팩트가 강하다.




마무리하며


남의 실수를 지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나도 늘 실수하는 존재인데, 누가 누구를 지적하겠는가?


예전에 간디의 일화가 있다. 어떤 아이의 아버지가 찾아와서 아이가 사탕을 너무 좋아하니 아이에게 따끔하게 충고 한 마디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다.

간디는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하였다. 그 아버지가 이유를 물어보니 간디가 말했다.


"나도 사실 사탕을 너무나 좋아한다오.
나부터 먼저 사탕을 끊어야 충고를 할 자격이 있는 것이라오"



너무나 간디의 깊은 철학을 보여주는 명대사이다. 그러나 우리는 간디가 아니다. 나도 똑같은 실수를 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잘못에 대해서는 지적해야 한다.

그러나 지적은 상대방의 기분을 나쁘게 하고 자칫 인격을 무시할 수 있기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 그 사람의 인격이 아니라 실수에만 집중하고

- 실수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같이 알려주고

- 공개적인 자리가 아니라 둘만 있는 자리를 선택하고

- 한 번만 짧고 굵게 이야기하자



실수를 지적하는 것은 그 사람이 두 번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 사람이 잘 되었으면 하는 좋은 마음에서 하는 것이니 오히려 상대방의 욕을 먹는 일은 발생해서는 안 된다. 지적을 잘하는 것도 직장생활 잘 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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