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 극복하기
아버지는 쌍둥이시다. 결혼하기 전에는 가끔씩 쌍둥이 큰아버지가 우리집을 오시고는 하셨다.
동네 사람들은 얼굴이 똑같이 생긴 큰아버지를 보고 인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제대로 인사를 받지 않으셔서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있었나?" 생각을 했다고 한다. 큰아버지 입장에서는 잘 모르는 사람들이 인사를 하니 제대로 받기가 어색하셨을 것이다.
인사는 참 힘들다. 잘 모르는 사람인데 어느 범위까지 인사를 해야 하는지 순간 망설여질 때가 많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수시로 사람들과 마주친다. 잘 아는 사람들과 인사하는거야 뭐가 어렵겠는가? 그러나 잘 모르는 사람들과 마주칠 때는 내가 인사를 해야 하는지 참 망설여진다.
사옥을 써서 한 회사 사람이 한 건물에 모여 있는 경우는 그나마 낫다. 전체 건물의 몇 개 층만을 사무실로 쓰는 경우,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우리 회사 사람인지 아닌지 피아식별이 되지 않는다. 사원증을 매고 있다면 확실하지만, 그게 아니라면 더더욱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예전 회사는 15층 건물 중에서 6개 층을 썼다. 당연히 건물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누가 우리 회사 사람이고 아니고 알기가 어려웠다.
한번은 회장님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셨다. 소속 회사 사원증을 맨 직원이 회장님을 보고도 인사도 없이 눈만 말똥말똥 거리고 있더란다. 그 날 팀장님이 나를 급하게 불렀다. 그리고 회장님의 메시지를 전해주었다.
"직원들이 회장을 봐도 인사도 안하고..인사팀은 직원 교육도 안시키나?
오늘부터 전 직원 대상으로 예절교육 시키게"
그렇게 생각하지도 않게 비즈니스 매너 교육을 급하게 만들어서 진행하게 되었다.
우리는 어렸을때부터 인사 잘 하라는 말을 귀가 아프게 들어왔다. 실제 동네에서 인사 잘하는 아이들은 예의 바른 아이로 칭찬을 받기도 한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인사를 잘하는 것은 얼마나 중요할까? 여기에서 인사는 단순히 사람들끼리 마주쳤을 때 고개를 까딱하는 것만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전화가 왔을 때 반갑게 맞이하는 것, 상냥하게 응대하는 것도 넓은 의미에서의 인사이다.
인사의 중요성은 굳이 내가 강조하지 않아도 아실 것이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다. 누가 인사를 하는데 이게 싫다고 할 사람은 없다.
직장에서 신입사원들 대상으로 입문 교육을 진행할 때 꼭 들어가는 내용이 '인사를 잘하자' 이다. 그런데 직장생활을 하게 되면 인사를 잘하는 사람을 찾기 힘들어진다.
초등학교 중퇴라는 학력을 가지고 대우중공업에 기능공으로 입사하여 명장이 된 후 국회의원까지 오른 김규환이라는 분이 계신다. 이 분은 우여곡절 끝에 작업현장에서 현장 근로자들을 보조하는 역할로 입사하게 되었다.
이 분은 회사 규정이 8시 출근인데도 새벽 5시에 출근하여 작업장 청소를 다 하셨다. 그리고 기계를 직접 뜯어보면서 세부 부품을 다 외우셨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출근하면 문 앞에서 큰 소리로 인사를 했다.
그 모습에 처음에는 무시하던 동료들도 하나둘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고, 회사에서는 항상 열심히 인사하고 근무하는 그 사람을 높이 인정하게 되었다고 한다.
인사는 사람의 마음을 여는 강력한 무기인 것이다.
내가 실제로 경험했던 사례도 있다. 예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한 재무회계팀 여사원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었다.
나도 재무회계팀 근무 경험이 있지만 정말 힘든 부서이다. 늘 일은 많은데다가 회사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돈 관련해서 궁금한 것은 죄다 재무회계팀으로 물어본다. 전화를 받다보면 아무 일도 하지 못한 채 퇴근시간이 되는 일도 허다했다.
이런 환경에서 친절한 전화응대 이런게 가능할리 없다. 나도 툭하면 사무실 전화기를 무음으로 해놨고 전화를 받더라도 늘 퉁명스러운 말투로 응대하고는 했다.
그러나 그 여직원들 달랐다. 늘 상냥하게 다정한 말투로 상대방에게 안내해주었다. 늘 웃는 표정으로 인사도 참 잘했다. 아는 사람이건 모르는 사람이건 항상 먼저 인사했다. 그 미담이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회사에 대한 불평, 불만으로 가득찬 블라인드에 그 직원에 대한 칭찬글이 올라가자 나도 너무 감사했다는 댓글이 줄을 이어 올라왔다.
심지어 그 여직원이 결혼할 때 이 직원에게는 꼭 축의금 보내야 한다고 축의금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걸 보면서 늘 웃으면서 인사하고 친절하게 사람을 대하는 것이 얼마나 큰 가치인지 깨닫게 되었다.
인사방법에 대해서 별도로 소개하지는 않으려고 한다. 우리는 인사방법을을 이미 잘 알고 있다. 신입사원 입문교육 때 가르치는 인사법을 굳이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 그 대신 요령을 말씀드리고자 한다.
보통 이 일을 할까, 말까 망설여지면 일단 하지 말라고 많이 이야기한다. 그러나 인사는 다르다. 인사는 할지 말지 망설여지면 무조건 하면 된다.
이 사람이 누구더라, 내가 아는 사람이었나, 다른 회사 사람은 아닌가? 고민하지 말고 마주치면 인사해라. 안 받아준다고 마음 상하지 말고 그냥 해라. 절대로 손해 보지 않는다.
나도 인사성이 밝은 사람인데 그렇게 인사해서 다른 층에서 근무하는 다른 회사 사람과 안면 트고 친하게 지낸 적도 있었다.
모기가 속삭이듯이 들릴락 말락 작은 소리로 인사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지 말자. 좋은 일을 하면서 왜 기가 죽어서 바람빠진 풍선 마냥 흐느적 거리면서 인사하는가? 상대방 눈을 바라보면서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인사하자. 그렇게 내 자신감도 같이 어필하는 것이다.
전화로 인사하는 것도 넓은 의미의 인사에 해당한다. 바쁠 때 오는 전화는 정말 짜증난다. 이 때 내 기분이 태도가 되지 않게 (이 제목을 가진 유명한 책도 있다) 하자.
만약에 도저히 친절하게 받을 자신이 없으면 그냥 받지 마라. 그 대신 문자로 내용을 보내달라는 자동 메시지를 보내자. 억지로 받고나서 신경질 내는 것보다 지금 안 받고 나중에 감정을 추스른 다음에 받는 것이 훨신 낫다. 정 급하면 그 사람이 문자로 메시지를 보낼 것이다.
전화를 어떻게 받느냐는 인사와도 연관된다. 나는 전화를 불친절하게 받는 사람치고 실제로는 친절한 사람을 아직 보지 못했다. 화가 나도 딱 5초만 참으면서 감정을 추스리자. 그리고 웃으면서 상대를 대하자. 장담하는데 당신 평판은 올라갈 것이다.
인사하는게 진짜 별거 아닌것 같지만 절대 아니다.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인사 잘해서 회사에서 성공한 사람들의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사할까 말까 망설여지면 그냥 무조건 먼저 해라. 상대방이 아는 사람이냐, 우리 회사 사람이냐 이런거 고민하지 말고.. 그리고 큰 소리로 상대방 눈을 보면서 당당하게 해라.
얼굴을 보는 상황 뿐 아니라 전화로도 꼭 밝게 인사하자. 화가 나서 도저히 친절하게 전화를 받기 힘들면 차라리 받지 말고 기분을 추스리고 밝은 목소리로 받자.
인사 잘하면 사람이 달라 보인다. 마법의 힘이 있다는 것을 믿고 열심히 친절하게, 당당하게 인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