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에 어떻게 대답할까요?(반응 속도)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사례 1]

지난달 수도권 서빙로봇 판매실적을 보고하기 위해 전무님 방에 들어갔다. 갑자기 전무님이 물어보신다.

"키오스크 판매실적도 알 수 있을까?"

정신없이 옆자리 동료에게 메신저를 보낸다. 3분이 지나도 아무런 답이 없다. 메시지를 읽었다는 표시도 없다. 결국 전화를 건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나는 속이 끓어오른다.

"이 녀석은 도대체 어디서 뭘하길래 감감 무소식이야."

[사례2]

다음주에 있을 큰 워크샵을 앞두고 팀장은 걱정이 앞선다. 잘 준비하겠다고 챙기긴 했는데 혹시 빠진 것은 없는지 계속 돌다리를 두들겨 본다. 담당자인 오대리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식당 담당자에게 식수 인원 다시 한번 알려주고, 샌드위치는 꼭 당일 아침에 도착하도록 체크 다시 한번 부탁할께"

10초 만에 "잘 알겠습니다" 답이 도착한다. 팀장은 왠지 걱정이 앞선다.

"얘는 내가 보낸 메시지를 과연 읽어보기나 하고 답을 보내는걸까? 고민도 안하고 그냥 답 보낸 것 같은데"





메시지에 어떻게 대응하시나요?


요즘은 회사에서 메신저로 소통하는 경우가 많다. 나만 해도 수많은 단체방들이 있다. '팀 전체 구성원 방, XX 업무 방, □□ 업무 방' 등등..


코로나 시기를 거치면서 메신저 사용은 급속하게 활성화되었다. 그 전에는 대부분 카카오톡으로 업무 메시지를 주고 받았지만, 코로나 시기에 재택근무가 늘어나고 화상회의가 늘어나게 되면서 팀즈, 줌 같은 메신저를 주로 활용하게 되었다. 메신저 활용이 늘면서 하루에도 엄청난 양의 메시지가 밀려 들어오게 되었다.


일하는 입장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오는 메시지가 짜증날 수 밖에 없다. 한참 집중해서 일하는데 메시지가 오게 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AI가 알아서 중요한 메시지만 감지해서 울리게 하면 참 좋겠지만 그런게 될리가 만무하다. 결국 팝업으로 뜨는 새 메시지를 쓰윽 읽어보고 별로 중요하지 않다 싶으면 일단은 무시한다. 상무나 팀장의 메시지나 단체방에 뜨는 중요 메시지에만 즉각즉각 반응하게 되는 것이다. 야속한 감은 있지만 이건 어쩔 수 없다. 나도 일을 해야 하는데 방해꾼들에 일일이 방해받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너무 빠른 대답, 과연 최선일까?


상대방이 급하게 찾는 정보라면, 내 상급자가 보낸 메시지라면 빠르게 응답하는 것이 좋다. 다만 이 경우에도 내가 타이밍을 조절하는 주체가 되자. 빠르게 응답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잘 보이고 싶다는 생각에 제대로 확인도 안하고 대답부터 하지 말자. 충분히 확인해보고 정확한 답을 주면 된다.


무조건 빠른 것이 좋은게 아니다. 너무 빠른 대답은 상대방에게 내 말에 별로 신경쓰지 않고 대충 처리하려 한다는 인상을 주기 쉽다.


내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배우자가 레시피를 검색해가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줬다. 나는 음식을 입에 넣고 제대로 씹기도 전에 "오! 맛있어!"를 연발하고 있다. 이건 상대방을 위한 태도가 아니다. 메시지도 제대로 읽지 않고 빠르게 답부터 보내는 것도 이와 같은 행동이다.


추천하기로는 상대방에게 메시지가 오면 적어도 1분~2분 이상의 간격을 두고 답을 보내자. 상대방의 메시지를 충분히 생각하고 답하기 위함이다. 그 외에도 상대방에게 내가 충분히 고민했다는 의도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나는 당신에게 쫓기지 않고 원하는 타이밍에 메시지를 보내겠다는 대화의 법칙도 세울 수 있다.




너무 느리게 대답하면 안되는 이유


메시지를 보내면 세월아 네월아 깜깜 무소식인 사람도 있다. 혼자 효도폰을 쓰는지 도통 대답이 없다. 메시지 확인하지 않았냐고 물어보면 천연덕스럽게 "보냈나요?" 대답할 뿐이다. 속 터지는 유형이다.


내 업무가 우선이기에 나에게 바쁜 일이 있다면 나의 일부터 처리하면 된다. 그럼에도 잠시 짬이 나면 상대방 메시지를 확인하고 답을 해주자. 계속 바쁘다면 시간이 될 때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나의 일에 집중하면 된다. 그러지 않고 속된 말로 그냥 씹는 행동은 상대방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도록 주의하자.




마무리하며


사소해 보이는 회사에서의 메신저 답장 보내기에도 많은 의미가 숨어 있다. 너무 빠른 답장, 너무 느린 답장 모두 좋지 않은 것이다. 너무 빠른 답장은 상대방 메시지에 깊이 고민하지 않는다는 의도를 심어줄 수 있다. 너무 느린 답장은 상대방을 무시한다는 의도를 심어줄 수 있다.


직장생활이 이래서 참 힘들다. 너무 빨라도 싫어하고, 너무 느려도 싫어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내가 대화의 주도권을 가져와야 한다. 교통사고가 나면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고 한다. 직장생활도 먼저 주도권을 잡은 사람이 기선제압을 하게 된다.


짜증나지만 이왕 하기로 한 직장생활이라면 공자가 이야기한 중용의 미덕을 지키자.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느리지도 않게 메시지에 답하자. 다른 사람 배려를 넘어 나를 지키기 위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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