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일하는게 더 편하신가요?

일못러에서 벗어나기

by 보이저

장대리는 혼자서 하는 일을 정말 잘한다. 어릴 때도 친구들과 같이 놀기 보다는 혼자서 게임을 하거나 레고를 조립하는 것을 더 좋아했다. 중, 고등학교 때도 반에서 큰 존재감 없는 조용한 학생이었다. 여럿이 어울리는 농구나 축구를 좋아하기 보다는, 심야 시간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와 신해철의 '음악 도시'를 듣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런 장대리가 대학교 졸업 이후, 국내 대기업에 입사하게 되었다. 장대리는 다른 사람과 같이 일하는 것이 참 불편하고 싫기만 하다. 대학교 때도 조별 모임이 있는 수업은 듣기 싫어했고, 조별 발표가 있다는 말을 듣는 순간, 수강 취소 기간에 번개 같은 속도로 취소하던 그였다.


대학교 수업은 수강 취소라는 탈출구가 있었지만, 직장이 어디 그러한가? 남들과 같이 일을 하게 되면 유난히 실수가 많았다. 내 뜻대로 일하고 싶은데 누가 이래라 저래라 참견하는 것도 싫었다. 타인과 잘 소통하지 못하다 보니, 오해가 자주 벌어졌고 장대리가 일을 맡는 순간 일이 진척되지 않았다.


팀 동료들은 장대리를 조금씩 기피하기 시작했다. 어떤 팀원은 술자리에서 팀장에게 "장대리랑 같이 일하기 싫어요!" 이 말을 하기도 하였다. 장대리의 직장 내 입지는 점점 좁아져만 갔다.





여럿이 같이 일하는게 힘드신가요?


장대리 이야기에 공감하는 분들 있으시리라 믿는다. 사실 장대리 이야기는 내 이야기를 각색한 것이다.


여럿이서 같이 일하는 것을 힘들어 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이들의 인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내향적이다 보니 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것이다. 이들은 어린 시절부터 혼자 지내는 것을 더 좋아했다. 타인과의 교류 경험은 가족 구성원을 제외하고는 많지 않았다. 늘 내 편을 들어주는 가족들과 타인들은 근본부터 다르다.


이들은 내 의견과 타인의 의견이 다를 때 어떻게 조율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른다. 무조건 우기기도 하고, 무조건 양보하기도 한다. 어떻게 밀당을 하는지, 내 주장을 밀어 붙이면서도 상대방을 이해하고 상대방 의견을 받아들여 최상의 결과를 내야 하는지 경험도 없고 방법도 모르는 것이다. 사회 생활에 너무나 힘든 성격 유형을 가지고 있다.


직장에서 혼자 일하는 일은 거의 없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직장은 기본적으로 팀 동료들과 같이 해야 하고 임원, 팀장에게 경과를 수시로 보고해야 한다. 타 팀 사람들과도 계속 회의하며 소통해야 한다. 그런데 같이 일하는 것에 서투르다면 이건 치명타이다. 축구 선수가 드리블과 슛만 할 줄 알지, 패스는 하나도 못하는 것과 같다. 그런 축구선수를 어떤 감독이 쓰겠는가?





포켓몬의 성공 비결


우리 중에는 혼자서 일 하는 것에 더 강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이건 개인의 특성을 뿐이다.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혼자서 일하는 것이 더 체질에 맞는 사람이 여럿이 같이 하는 일을 하면 성과를 내기 힘들다는 것이다.


만약에 바둑에도 단체전이 있다면, 바둑 천재 이창호 9단이 전성기 때의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혼자서 자기 관심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것이 더 적합한 사람은 그 일을 해야 한다.


요즘 포켓몬 좋아하는 어린 아이들이 많다. 내가 어릴 때도 포켓몬이 인기였는데, 지금 아이들에게도 포켓몬은 큰 인기이다. 몇 년 전 포켓몬 빵이 처음 출시되었을 때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그 빵 사려고 아침에 길게 줄을 선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첫째 아들이었다)


수십 년 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 포켓몬을 처음 만든 사람은 타지리 사토시라는 일본인이었다.


타지리 사토시



그는 어린 시절, 야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는 오해를 받을 정도로 남들과는 다른 특징을 가진 사람이었다. 혼자서 들판을 뛰놀며 온갖 곤충을 수집하고 그 곤충의 특징을 노트에 기록하였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않고 혼자 게임에 심취하고 곤충만 잡아대는 사토시를 모두들 이상한 아이라고 취급하였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곤충채집과 게임 분야에서 놀라운 재능을 발휘하였다. 남들은 그게 무슨 재능이냐고 비웃었지만, 곤충에서 착안한 온갖 종류의 캐릭터들 (디아루가, 뮤츠, 파이리, 꼬북이 등)을 직접 만들고 이를 캐릭터화 함으로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사토시가 일반 회사에 다녔다면 과연 성공할 수 있었을까? 절대 아닐 것이다. 그는 자기 분야를 혼자서 깊이 탐구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당신도 사토시처럼 자기만의 분야를 깊이 파헤치는데 더 관심이 있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회사를 그만두고 당장 내 길을 갈 것인가?




혼자서 일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이렇게 하자



1. 단기적으로는 회사에서의 생존에 초점을 두자


애초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전문직이나 프리랜서를 선택해서 그 길로 갔으면 얼마나 좋을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백 번이라도 그러고 싶다. 그러나 말도 안되는 소리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강구해보자.


당장 아무 준비도 안 되어 있는 상태에서 회사를 뛰쳐 나올 수는 없다. 아직 미혼이라면 모를까 이미 결혼해서 배우자와 자녀들까지 있다면 더더욱 그런 선택은 하기 힘들다. 생계라는 거대한 통곡의 벽이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당장은 회사에서의 생존에 초점을 두자. 일 잘하는 사람이 되려고 하지 말고, 일 못하는 사람이 되지 않는데 초점을 두자. 그게 그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지만 전혀 다른 말이다. 다른 사람들과 협업하고 의사소통 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이를 바꾸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 평생을 혼자 살아온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협업능력을 탑재한다... 그건 축구 한 번 안 해본 사람에게 단기간에 드리블, 패스, 슈팅 가르치고 프로선수 테스트 응시하라고 등을 미는 것과 같다. 불가능하다. 협업도 마찬가지다.


사람들과의 관계를 망치는 몇 가지 요소들이 있는데 그걸 안하는데 초점을 두자.



1) 거짓말하거나 은폐, 과장하지 말고

2) 다른 사람이 말하는 것은 놓치지 말고 자기 언어로 정리해서 다시 확인하고

3) 이기적인 속성 보이지 말고

4) 말을 많이 하기 보다는 많이 듣자

5) 빨리 상황이 파악되지 않았으면 조용히 기다리면서 분위기를 먼저 익히자



이 다섯 가지 원칙만 잘 지켜고,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 문제는 발생하지 않는다. 타인과의 관계를 좋아하기 보다는 나빠지지 않도록 하는데 더 초점을 맞추자. 그렇게 직장에서의 생존 시간을 더 벌면서 내 강점을 찾도록 하자. 가장 좋은 것은 직장에서 내가 잘 하는 일이 무엇인지 발견하는 것이다. 그 일을 꾸준히 하며 경험을 쌓고, 관련 인맥도 확보하면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이다. 그게 가장 베스트이다.



2. 장기적으로는 꼭 내 강점을 강화하고 미래 플랜을 세우자


40대 중반이 되면 이제 미래 계획을 세워야 한다. 언제 갑자기 회사를 나가게 될지 모른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임원이 될 확률은 제로에 가깝다면 그 시기는 더 빨리 찾아오게 된다. 특히나 혼자 일하는걸 좋아하고 인간관계에 약한 사람들은 팀장 되는 일부터 물을 먹었을 가능성이 크기에 더더욱 입지가 좁아지게 된다. 가늘고 길게 회사생활 하자 이건 자기 소망일 뿐이고, 회사가 그런 사람을 결코 가만 내버려두지 않는다.


미리 준비하자. 준비는 내 강점을 강화하는 것이다. 나이 40살이 넘었는데도 내가 뭘 잘하는지 모른다면 일단 깊이 반성하자. 그리고 꼭 찾도록 하자. 분명히 내가 가진 재능이 있다. 내가 모르고 있을 뿐이다. 강점이 대단한 것이 아니다. 대한민국 사람들 대다수가 지독히도 싫어하는 글쓰기가 나에게는 편하게 느껴진다면 그건 분명한 강점이다.


남을 가르치는 일에 강점이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남을 편하게 해주고 위로하는데 강점이 있는 경우도 있다. 남들이 잘 생각하지 못하는 아이디어를 반짝반짝 잘 떠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바탕으로 남들과는 다른 시각에서 새로운 이론을 창조해내는 사람들도 있다.


내 강점을 한 번 찾아보자. 그리고 미리 준비를 하자.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나이 50살 이전에 미리 회사 밖에 나가서 내 길을 찾는게 맞다고 본다. 한 살이라도 더 젊을 때 자기 길을 찾는게 그만큼 더 자리잡기가 쉽기 때문이다. 전문 강사를 예로 들면, 나이 50대 중반만 되어도 기업들은 초빙하는 것을 기피하게 된다. 그러니 그 이전에 빨리 그 길로 나가서 입지를 다져야 그 나이가 되어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혼자가 편하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찾자


혼자서 일하는게 편한 당신! 그동안 몸에도 맞지 않는 옷 입고 수십년을 살아가느라 진짜 고생 많았다. 당장 그 옷을 벗어던질 수는 없지만 조금씩 벗어던질 준비를 하자. 그리고 내 치수에 맞는 옷을 입자. 그러기 위해서는 미리 준비해야 한다.


내가 가진 강점을 찾고 그걸 더 뾰족하게 다듬자. 이 분야에서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도 찾아보고 관련 서적도 읽어가면서 강화해 나가자. 무엇보다 회사에서 키울 수 있는 장점이라면 그 일을 계속 하면서 전문성을 더 키워보자.


직장 나가면 그 때부터는 혼자서 각자도생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회사에서 남들과 같이 일해야 했기에 힘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쥐구멍에도 볕들 날이 온다. 은퇴는 누구에게나 찾아 온다. 그때부터는 혼자서 일하는데 강점을 가진 당신의 전성기가 오게 된다. 제대로 된 전성기를 맞이하려면 미리부터 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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