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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의 질문으로 끝내는 방법

일못러 일잘러 되기

by 보이저

A씨) "정보통신 자격증은 어떻게 취득해야해요?"

B씨) "구체적으로 어떤 자격증 말씀이시죠?"

A씨) 정보통신기사였나... 암튼 그거요. 교육비가 얼마이죠?

B씨) 15만원입니다.

A씨) 회사에서 교육비용 지원되나요?

B씨) 그건 A님이 어떤 업무를 담당하시는지에 따라 달라요. 업무 관련성이 있어야 지원되거든요.

A씨) OOO팀인데, 지원되나요?

B씨) 지원 받으실 수 있는 조직이세요. 근데 올해 예산은 다 소진되서 내년에 신청해달라고 게시판에 글 올렸는데, 그건 보셨나요?

A씨) 그건 어디가면 찾을 수 있나요?

B씨) 저희 회사 게시판 공지사항에 있어요. 저 바쁘니까 궁금하신거 정리해서 이메일로 보내주세요.



두 사람의 대화를 보면서 답답하지 않은가? 실제 질문을 받아보면 이런 류의 질문이 참 많다.


나도 예전에 그랬지만, 유독 질문을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 경우 말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참 답답해진다. 말하는 사람은 두서없이 물어보고, 듣는 사람은 이 사람이 원하는게 무엇인지 갈피를 잡을 수 없어 힘들기만 하다. 결국 질문을 통해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극히 낮아지게 된다.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


일을 잘 못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질문을 잘 못한다. 의사소통의 주요 수단 중 하나가 질문과 답변하기인데 여기에 약점이 있는 것이다.

일 못하는 사람들의 질문을 들어보면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질문이 반복되는 이유는 아래 5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사전에 공부가 되어있지 않다.


질문은 절대 A부터 Z까지 다 물어보는 것이 아니다. 내가 궁금한 것 중 핵심사항 몇 개를 물어보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적인 내용에 대해 공부가 필요하다.


위의 경우 게시판에서 한 번만 찾아봤어도, 다른 동료 직원들에게 기본적인 내용 파악하였으면 질문은 더 매끄러웠을 것이다.



2. 뭘 질문해야 하는지 정리가 안 되어있다.


미리 질문사항을 정리한 것이 아니라 떠오르는 대로 물어본다. 그러니 여기저기 질문이 왔다갔다한다. 위 사례예서 교육비에 대해 물어보다가 자격증 취득 요건에 해당하는지 물어보는 등 논리적 순서가 반대로 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자격증 취득 요건에 해당되야 교육비도 지원받을 수 있는 것인데, 먼저 교육비부터 물어보고 자격증 지원이 되는지 물어보고 있다.



3. 누구에게 질문해야 하는지 모른다.


이 경우 참 많다. 뭘 물어보는데 문제는 내가 담당하지 않아 모르는 부분이라는 것이다. 같은 팀 다른 동료가 담당하는 업무라면 담당자 알려주면 되지만, 어느 팀 누가 담당하는지 나도 깜깜이라면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

마치 축구에서 아무나 받아라 식으로 롱 크로스를 올리는 것과 같다.



4. 스타카토처럼 하나씩 질문한다.


한번에 질문하면 좋은데 한 개 물어봤다가 10분 뒤에 또 하나 물어보고, 조금 뒤에 또 하나 물어보고.. 이러면 듣는 사람도 지치고 짜증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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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질문 타이밍을 잘 못 잡는다.


한참 정신없는데 갑자기 자리로 와서 물어본다. 어떨때는 옆자리 의자에 떡하니 자리 잡고 10분이고 20분이고 계속 물어본다.

자리 도착해서 막 숨 돌리고 있는데, 퇴근길에 지하철에서 폰으로 게임하고 있는데 전화로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당연히 제대로 된 답이 나올리 없다 (욕만 안 먹어도 다행이다..)


직장생활 때 보면 팀장 기분 나쁠 때 쪼르르 다가가서 보고했다가 깨지기만 하던 사람이 있었다. 연애도 직장생활도 타이밍이 좌우한다.




질문 잘 하는 방법


질문 잘하는 것도 센스이다. 그러나 센스가 없다면 결국은 훈련으로 단련해야 한다. 조금만 신경써서 몇 번만 해보면 익숙해지고 습관이 된다. 아래 5가지만 신경쓰면 질문을 통해 왠만큼 고급 정보는 다 얻어갈 수 있다.



1. 기본 정보를 미리 숙지하자


과거에 작성했던 수많은 자료들을 통해서, 인수인계 자료나 메뉴얼, 회사 게시판을 통해서 정보를 미리 숙지하자. 기본 내용을 알고 물어보는 것과 낫 놓고 기역자도 모르는 상태에서 물어보는 것은 하늘과 땅 차이이다.


기본 정보가 없으면 아무리 답을 듣고 있어도 외계인 언어처럼 들리게 되고, 이 경우 제대로 이해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2. 질문의 순서를 정하자


미리 순서를 정해서 질문하자. 이 때 순서는 떠오르는 대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나 논리 흐름대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위 사례에서 논리의 흐름을 구성하면 다음과 같다.


1) 내가 지원대상이 되는지
2) 자격증 비용이 궁금하다면 그 외에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은 없는지
3) 추가비용도 지원이 되는지
4) 비용 지원을 위해 챙겨야 할 서류는 없는지
5) 결재를 받아야 하는 경우, 결재라인은 어떻게 되는지 등
6) 자격증 취득만 하면 끝인지, 그 이후 별도 등록을 해야 하는지

이렇게 논리의 흐름에 따라 질문을 정리하여 문의하는 것이 좋다.



3. 사전에 질문을 할 담당자를 확인하자


담당자를 모르고 질문하는 것 눈 감고 총을 난사하는 것과 같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제대로 R&R(맡은 업무)를 조직도나 프로필에 표기하지 않아 혼선을 초래하는 경우가 많다. 분명 어려움이 있겠지만 시간을 내어 꼭 확인하자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담당자를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리가 안돼 나중에 잊어버려 또 담당자 찾아 삼만리를 해서는 안된다. 아래처럼 정리해보자.


ERP 시스템 담당자 : 정보시스템팀 OOO님 (010-XXXX-XXXX)
근태 관련 문의 : 인사지원팀 △△△님 (010-XXXX-XXXX)
대강당 예약 관련 : 총무팀 ㅁㅁㅁ님 (010-XXXX-XXXX)




4. 질문은 미리 정리해서 공유하자


이메일로 궁금한 항목들을 정리해서 사전에 보내는것이 좋다. 그래야 상대방도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갖게 되고 필요한 자료를 미리 준비하게 된다. 준비되지 않은 질문은 서로에게 혼란만 줄 뿐이다.


그리고 질문 받는 사람에게 괜찮은 시간을 물어본다면 가능한 시간을 알려줄 것이고 그때 여유를 갖고 질문할 수 있다.

절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질문하지 말자. 듣는 사람도 질문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해진다.





마무리하며


일을 잘 못하는 사람에게는 질문이 참 힘든 일이다. 사람들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못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에게 아쉬운 소리 하는것이 눈치가 보이게 된다.


그럴수록 질문 원칙을 지키자. 트집잡힐 일 없이 꼭 필요한 정보만 가져오는 것이 현명하다. 당신이 질문하는것 처럼 그 사람들도 당신에게 질문할 때가 있다. 그 때 친절하게 성심성의껏 잘 대답하면 조금씩 얼어붙은 관계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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