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올해 업무 계획을 고민하고 있던 어느 날, 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신 과장님, 올해 중점 추진 과제로 어떤 부분을 점검하는 것이 좋을까요?
회사 자산 사용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을 진행하는 것도 좋아 보이는데…”
“네, 팀장님. 관련 내용을 검토해 보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나는 자리로 돌아와 생각을 했다.
내부 감사의 가장 기본적인 역할은 회사 자산을 보호하는 일이다.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법인카드 사용 점검이었다.
법인카드는 직원들이 필요에 의해 자주 사용하지만, 부적절하게 사용될 위험도 늘 존재하는 영역이었다.
우선, 현재 법인카드 점검 방식부터 파악하기로 했다.
확인해 보니, 기존에는 회계팀에서 분기별로 카드사 데이터를 받아, 엑셀을 활용해 이상 거래를 수기 점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방식에는 몇 가지 한계가 있었다.
✅ 담당자가 일일이 확인해야 하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 관리자가 전체 점검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기 어렵다.
✅ 담당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 누락될 가능성이 있다.
✅ 반복적인 수작업이 많아 비효율적이다.
"이렇게 중요한 점검을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니..."
나는 정 대리와 먼저 의견을 나눈 후, 팀 회의에서 개선 방안을 제안했다.
"팀장님, 법인카드 점검 방식을 개선하면 어떨까요?"
팀장님이 커피잔을 내려놓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어떤 방법을 생각하고 있나요?"
나는 미리 준비한 자료를 팀장님께 보여드리며 설명했다.
"현재는 분기별로 엑셀을 활용해 수기로 점검하고 있는데, 이 방식에는 여러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시스템화하여 자동으로 법인카드 이상 사용 내역을 추출하고, 직원들에게 직접 소명 요청을 할 수 있도록 하면 더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팀장님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좋은 생각이네요. IT팀과 협력해서 한번 추진해 봅시다."
그렇게 나는 정 대리와 함께 IT팀과 미팅을 진행했다.
우리는 기존 회계팀의 점검 기준을 분석하고, 이를 시스템에 반영할 새로운 기준을 설계했다.
[ 법인카드 점검 기준 ]
1️⃣ 자택 인근 결제 건
2️⃣ 주말 및 휴일 결제 건
3️⃣ 휴가일 결제 건
4️⃣ 사적 사용이 의심되는 업종 (백화점, 병원, 마트, 당구장, 미용실, 유흥업소 등)
5️⃣ 동일한 날짜에 반복적으로 결제된 분할 결제 건
6️⃣ 회사와 먼 거리에서 결제한 점심·저녁 식대
IT팀과 수차례 미팅을 거듭하며 테스트를 진행한 끝에, 우리는 원하는 법인카드 점검 시스템을 완성했다.
✅ 매월 자동으로 이상 거래 내역을 필터링하여 추출
✅ 이상 거래 내역을 해당 직원에게 자동으로 소명 요청
✅ 소명 결과를 데이터로 축적하여 분석 가능
시스템이 도입된 후, 첫 두 달 동안은 예상대로 이상 거래 내역이 100건 이상 나왔다.
소명을 요청하자, 일부 직원들은 사적 사용을 인정하며 결제 금액을 자진 환수했다.
그러자 점점 변화가 감지되었다.
✔ 직원들의 법인카드 부적절 사용 사례가 현저히 줄어들었다.
✔ 직원들이 감사팀이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 자발적인 준수 문화가 형성되었다.
✔ 사전 예방 효과가 커지면서 법인카드 관련 문제 발생 빈도가 낮아졌다.
나는 팀장님께 최종 결과를 보고했다.
"팀장님, 법인카드 모니터링 시스템이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위반 사례가 줄어들고, 직원들의 인식도 점점 바뀌고 있습니다."
팀장님은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좋아요. 결국 감사의 핵심은 적발이 아니라, 예방입니다.
신 과장님이 이번에 아주 중요한 변화를 만들어냈네요."
나는 회사의 투명성을 높이는데 기여했다는 뿌듯함을 느꼈다.
감사의 역할이 무엇인지, 점점 더 명확해지는 느낌이었다.
Tip1. 가맹점별 결제 빈도 및 금액 확인
- 특정 가맹점에서 지속적, 반복적으로 결제되는 경우 (Payback or 사적 사용 의심)
- 고액 결제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는 경우 (불필요한 선결제 가능성)
Tip2. 법인카드 이용 패턴 분석
- 특정 부서에서 갑자기 결제 빈도가 증가하는 경우
- 특정 직원의 법인카드 사용 금액이 동일 직급 평균보다 유독 높은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