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업무를 정리하고 있던 어느 날, 팀장님이 나를 불렀다.
"신 과장님, 협력사 선정 관련해서 제보가 들어왔어요.
이 팀장이 협력사 선정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고, 선정된 업체와 유착이 의심된다는 내용입니다."
나는 빠르게 관련 현황을 파악했다.
최근 회사에서 상품 진열 및 재고 실사 업체를 선정했는데, 기존에 시범 운영하던 업체가 배제되고, 경험이 없는 신규 업체가 선정되면서 탈락한 업체로부터 불만이 제기된것으로 보였다.
"우선 협력사 선정 과정이 적절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나는 협력사 선정 절차를 하나씩 확인해 나갔다.
협력사 선정 절차
협력사 대상으로 설명회 진행 (업무 범위, 업무 수행 지역 구분, 선정 일정 안내)
각 협력사의 제안서 접수
내부 검토 후 최종 결정 및 통보
협력사와 업무 지역 최종 확정
협력사 선정 관련 결재 기록을 보니 모든 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다.
"A업체는 입찰 마감일 다음 날 제안서를 제출했는데도 선정됐고,
가장 많은 지역을 담당한 A업체와 B업체 모두 상품 진열 및 재고 실사 경험이 없었다."
나는 재고 실사 담당자를 찾아가 이유를 물었다.
"저는 기존 시범 운영 업체를 추천했지만, 업체 선정 당일 팀장이 갑자기 A업체와 B업체로 결정하라고 지시했습니다."
"팀장님이 단독으로 결정했다는 말씀이신가요?"
"네, 시범 운영을 했던 업체들이 배제된 이유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제 의견도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팀장에게 선정 이유를 묻자, 그는 단호하게 말했다.
"긴급 대응이 가능한 업체를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습니다. A, B업체가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하고 있었고, 담당 지역 외에도 긴급 투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사 결과, 팀장이 협력사 선정 과정에서 담당자와 충분한 논의를 하지 않았다는 점은 명확했지만, 명백한 부정행위는 발견되지 않았다. 선정 방식 자체가 불투명했던 점은 문제였다.
이 사건은 단순히 업체 선정의 문제가 아니었다.
유착 관련 내용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