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거리를 걸었던 그때의 마음은 어땠을까?
처음부터 걷는 걸 좋아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생각을 비우고, 마음을 비우기 위해 걸었다.
한 걸음, 또 한 걸음.
그러다 보면, 마음속에 가득했던 무거운 돌덩이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듯했다.
그래서 또 걸었다.
걷다 보면, 밤바람에 마음이 시원했졌다.
그렇게 마음이 조금은 나아졌고, 천천히 깊어지는 나를 발견했다.
밤은 그렇게 낮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해 주는 고요한 시간이 되어주었다.
걷는 발걸음마다 낮의 소음이 하나씩 흩어지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불안과 무거움도 조금씩 자리를 비워갔다.
도시의 불빛은 멀리서 희미하게 빛났지만, 내 마음은 오히려 더 환해졌다.
걷는 동안 나는 나와 대화를 나누었다.
천천히, 그러나 솔직하게.
무엇을 놓아야 할지, 무엇을 품어야 할지.
그 답을 다 알지 못해도 괜찮았다.
그저 걸으며 마음이 정리되는 과정 자체가 위로였으니까.
그리고 문득 깨달았다.
나는 걸음을 옮기는 이 순간에도, 이미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걷다 보면, 어둠 속에서도 빛은 스며든다.
그 빛은 잔잔하게 내 안의 그림자를 걷어내고,
다시 밝은 곳을 바라보게 했다.
유난히 환한 달빛이 내 걸음에 조용히 머물며,
말없이 길을 비춰주었다.
그렇게 한참을 걷고 나니, 어지럽던 마음이
조용히 제자리를 찾아갔다.
지금은 나에게 이런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깨닫는 순간,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과 안도감을 얻을 수 있었다
걷는 일은 단순히 발걸음을 옮기는 게 아니라,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잃어버린 나를 다시 찾는 과정이었다.
어제보다 조금은 단단해진 마음으로,
나는 또 내일을 향해 천천히 걸어갈 것이다.
Everything is bright, So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