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가면 봄이 오듯

2024년 겨울, 힘듦을 견디어 내면

by rufina

눈이 내린다. 며칠 전부터 내리던 눈이 집 베란다를 가득 채웠다. 눈은 어느새 50cm 이상 쌓인 것 같다. 창밖 풍경을 바라보다 문득, “비보다는 훨씬 낫네!”라는 생각이 스쳤다.


내가 사는 베르겐은 비가 많기로 유명하다. 1년 중 300일 이상 비가 내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겨울의 비는 더욱 견디기 힘들다. 낮은 일조량과 강한 비바람이 몰아치면, 이곳에서의 삶이 만만치 않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날씨가 험한 날이면 몸도 마음도 쉽게 무거워진다.


2024년의 마지막 날, 남편과 나는 그의 친구 집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식사 중에 한 친구가 물었다.

“노르웨이에 와서 가장 힘든 게 뭐야?”

나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대답했다.

“사람들도 친절하고, 자연도 정말 아름다운데… 날씨가 좀 아쉬워. 비가 많이 오고, 겨울이 너무 어둡고 길어서 정말 힘들어.”

내 말에 친구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했다.

“우리도 그래,” 친구가 말했다. “노르웨이 사람들도 겨울이 되면 ‘왜 이 나라는 날씨가 이 모양일까?’ 하며 불평을 쏟아내곤 해. 하지만 봄과 여름이 오면 그 모든 걸 잊어버리지. 그 계절들은 정말 환상적이거든.”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이곳의 겨울을 조금 더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어둠이 깊고 힘든 날들이 이어지더라도, 언젠가 밝고 따뜻한 날들이 찾아올 거라는 희망을 품게 되었다.


모든 것이 그런 것 아닐까? 어둠 속을 걷다 보면 한 줄기 빛을 만날 때가 있고, 비가 그친 뒤에는 무지개가 뜨기도 한다. 지금은 가족과 떨어져 먼 나라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일이 힘들고 두렵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 모든 경험이 소중한 추억이 되어, 언젠가 웃으며 이 순간을 떠올릴 날이 오겠지.


눈이 쌓인 베란다를 바라보며 나는 조용히 다짐했다.

“그날을 위해 오늘을 견디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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