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어롤
마트에 가서 “야호!” 하며 환호성을 지르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바로 할인 코너에서 예상치 못한 재료들을 발견했을 때다. 그 순간은 마치 어린아이가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나도 모르게 신이 나곤 한다. 그 재료들 중 으뜸은 단연 '연어'다.
‘노르웨이에 살면 연어 실컷 먹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조금 다르다. 노르웨이가 연어로 유명한 나라긴 해도, 가격이 만만치 않아 현지인들도 자주 먹지는 않는 듯하다. 나 역시 연어는 50% 할인 스티커가 붙어 있을 때만 사곤 한다. 그럴 땐 단 1초의 망설임도 없이 장바구니에 넣는다.
오늘도 노트를 사러 들른 레마(Rema)에서 할인 코너를 지나치다, 연어 필렛 두 팩을 발견했다. 300g에 약 70 크로네(50% 할인 가격). 바로 두 팩을 집어 들고는 ‘오늘 저녁은 연어다!’ 속으로 외치며 발걸음을 옮겼다. 괜히 기분도 좋아졌다.
사실 나는 한국에 있을 땐 연어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다. 생선회나 초밥은 참 좋아했지만, 유독 연어는 선호하지 않아서 캘리포니아롤이나 연어롤 같은 메뉴는 늘 접시에 남기곤 했다. 뷔페에서도 잘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런데 노르웨이에 살면서부터 조금씩 달라졌다. 다양한 회나 초밥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보니, 연어가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익숙해졌고, 지금은 오히려 큰 위안이 되곤 한다.
오늘 산 연어 한 팩은 롤로, 나머지 한 팩은 회로 먹기로 했다. 연어 손질은 늘 그렇듯 남편의 몫. 그는 내 입맛에 맞춰 연어를 정성껏 썰었고, 나는 그 사이 재료를 준비해 연어롤 다섯 개를 만들었다. 접시에 푸짐하게 담긴 연어롤과 회를 바라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참, 연어 한 점이 이렇게 기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니.
행복은 멀리 있지 않은 것 같다.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편안한 저녁을 보내는 이 순간. 이게 바로 진짜 ‘소소한 행복’이 아닐까. 하루의 끝을 이렇게 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음에, 조용히 감사한 마음이 든다.
� TMI지만 궁금할 수도 있는 정보_연어, 왜 비쌀까?
노르웨이라고 해서 연어가 싸지는 않다. 대부분의 연어는 수출용이라, 정작 현지인은 비싼 값을 주고 먹는다.
환경 규제와 질병 관리로 생산 비용은 해마다 오르고, 양식장도 쉽게 늘릴 수 없다. 청정 해역과 철저한 품질 관리가 ‘노르웨이산 연어’라는 프리미엄을 만든다.
결국, 노르웨이에서도 연어는 고급 식재료다.
재료:
생연어 약 300g, 아보카도 1개, 파프리카 1개, 오이 반 개, 계란 4개, 김밥용 김, 쌀 2컵, 식초, 설탕, 소금, 식용유, 간장, 고추냉이
만드는 순서:
1. 밥 짓기
쌀 두 컵을 씻어 전기밥솥에 밥을 짓는다. 밥이 되는 동안 나머지 재료를 준비하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2. 재료 손질하기
아보카도는 껍질과 씨를 제거한 뒤 얇게 슬라이스 한다.
파프리카도 얇게 채 썬다.
오이는 길게 반으로 자른 뒤 다시 다섯 등분한다.
연어는 김밥 길이에 맞춰 길쭉하게 5줄로 준비한다.
3. 계란 지단 부치기
계란 4개를 풀어 소금 약간을 넣고 잘 섞는다.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계란물을 부쳐 지단을 만든다.
식힌 후 넓적하게 썬 다음, 8~10등분으로 잘라둔다.
4. 초밥용 밥 만들기
식초 4큰술, 설탕 2큰술, 소금 1큰술을 섞어 전자레인지에 10~15초간 데운다.
완성된 밥에 부어 고루 섞어주면 초밥용 밥이 완성된다.
5. 롤 말기
김 위에 밥을 얇게 펼치고, 연어–계란–오이–아보카도–파프리카 순으로 올려 돌돌 말아준다.
모양을 잡아준 뒤, 먹기 좋은 크기로 썬다.
6. 완성 & 곁들이기
간장에 고추냉이를 풀어 찍어 먹는다.
접시에 곱게 담아내면, 집에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연어롤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