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노르웨이, 다시 쓰는 일상

프롤로그

by rufina


10월의 첫날, 가족과 지인들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긴 연휴를 앞두고 다가오는 추석을 잘 보내시라는 인사였다.
많은 분들이 반가워하며, 육아하느라 고생 많다며 응원과 위로를 건넸다.
그리고 누군가는 내 브런치 글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 한마디에 마음이 따뜻해졌고, 조만간 다시 연재를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월, 두 번째 브런치북의 마지막 글을 올린 뒤 나는 잠시 멈췄다.
핑계 같지만, 매주 글을 쓸 여유가 없었다.
쌍둥이들이 돌을 지나며 성장의 폭풍을 겪는 동안, 하루 종일 육아와 집안일에 치여 완전히 녹초가 되었다.
글을 써야 한다는 마음은 점점 희미해졌고, 글쓰기에 대한 욕심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왔다.


글쓰기와 공부를 내려놓고 시간을 보내며 돌아보니, 정작 제대로 쉬고 있지도 않았다.
손을 놓으니 게을러진 내 모습만 보였다.
에너지를 충전하려던 마음과 달리, 오히려 방전되고 있었다.
그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고, 행복하지도 않았다.


그래서 다시 펜을 잡기로 했다.
이번에는 잘하려고 애쓰기보다, 놀이처럼 즐기자는 마음으로.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고, ‘할 만하다’는 기분이 들었다.


노르웨이에서 또 한 해를 보내며, 경험하고 느낀 바를 소소하게 기록해보려 한다.
첫 번째 브런치북 *〈노르웨이 첫해: 나의 작은 이야기〉*에 이어, 이번에는 두 번째 이야기를 풀어갈 예정이다.
내면과 가족, 그리고 일상 속 작은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하며,
이 글이 누군가에게 작은 공감과 위로가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쓰는 이 시간이 나 자신에게도 따뜻한 선물이 되기를.

3.jpg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