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방문자 <완결>

23. 최후의 심판

by 수수

첫 재판기일이 다가왔다. 대중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만큼 수많은 취재진들이 법원 앞에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었다.


판사 한 명이 사건번호와 시간을 읊고 모두 앉아 달라고 했다.

모두가 제자리에 착석했고 송재식 또한 제자리에 앉았다.


"예, 재판 시작하겠습니다. 피고 측, 먼저 발언하세요."


"피고 송재식은 DID, 즉 다중인격장애가 맞습니다. 사전에 신청한 증인으로 정신과 전문의 모셨습니다. 증인의 이야기부터 듣고 발언 시작하겠습니다."


증인석에서 증인선서를 한 뒤, 피고 송재식의 상태를 정신과적으로 풀어서 설명한 전문의는 모든 증언을 마치고 제자리로 돌아갔다.


"증인이 말씀하신 바와 같이 현재 송재식은 본인이 형사인 줄 알고 있습니다. 제대로 된 조사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조사했던 모든 자료들은 증거로서 효력이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송재식의 변호사가 자리에 앉자마자 판사가 송재식을 한참을 보다가 말했다.


"피고인, 피고 측 변호사가 한 말이 다 맞아요?"


"네..."


"지금은 누구예요? 피고인 송재식 맞아요?"


"네..."


고개를 푹 숙이고 송재식은 개미 기어가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판사는 갸우뚱거렸지만, 그 틈을 노려 검사 측에서 반박했다.


"이의 있습니다. DID 환자의 경우 기억단절, 자아정체 혼란, 내면 인격과의 대화 등 증상이 보입니다. 그러나 피고인에게 기억 단절은 있어도 인격 간 전환의 외적 증거가 없습니다. 즉, 송재식은 DID의 주된 증상인 '혼잣말'에 대한 증거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의 있습니다. 전문의의 의학적 소견이 전혀 없는 추측성 발언입니다."


송재식의 변호사는 바로 반박했지만, 검찰 측에서는 "증거 1호. 조사실 영상입니다." 라며 조사실 CCTV 녹화영상을 틀었고, CCTV 속에는 이틀 동안 송재식 혼자만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사실 유리창 너머에도 아무도 없었다.


증거영상을 보자 송재식의 변호사도 할 말을 잃은 듯 눈을 질끈 감았다.


"잠시 휴정하겠습니다."


재판은 잠시 휴정되었고, 송재식의 변호사는 곧바로 방청석에 앉아 있는 정신과 전문의와 대화를 나눴다. 더 감형할 수 있는 '핑곗거리'가 있는지 말이다.

송재식은 가만히 피고인석에서 앉아만 있었다. 손을 꼼지락거리기만 할 뿐 그 이상의 큰 움직임도 없었다.


몇 분 뒤, 다시 재판이 시작됐고 검사 측에서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송재식의 변호사는 "심신 미약도 아니고, 심신상실 상태에서 저지른 우발적 살인이니 감형을 부탁드립니다."라는 말을 끝으로 변호를 끝맺었다.


"판결하겠습니다."


판사는 양측의 입장을 모두 듣고 이미 인쇄되어 있는 판결문을 읽어 내려갔다. 사건번호와 피고인의 정보를 모두 읊은 후 본격적으로 판결 내용을 말했다.


"심신상실 상태라는 것은 인정하는 바이나, 같은 방식으로 이전에도 똑같은 범행을 저지른 점, 그리고 교화가 되지 않은 정확한 모범사례라는 점 등에 따라 피고인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한다."


송재식은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았고, 1심 재판은 끝났다.

예상대로 여론을 들끓었다. 피해자들의 남은 여생을 모두 합쳐도 30년이 더 넘는다며 심신상실이라고 주장만 하면 되는 것이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송재식의 국선변호인은 항소를 포기했고, 송재식은 바로 교도소로 이감됐다. 독방으로 배정된 송재식은 또 한 번 '그놈'을 만났다.

송재식만 알고 있는 인격 '그놈' 말이다.

송재식은 이곳에서 새로운 장르의 연극을 또 한 번 펼칠 예정이다. 송재식은 벽에 고개를 박고 조용히 속삭였다.


"미소야, 이제 나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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