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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빈은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었지만

by 청주체험가 Mar 08. 2025

그 후 한참 뒤 둘째 네한테서 또 연락이 왔다. 할머니를 독립시켰다고.




소식을 듣고, 할머니 집을 찾아갔다. 난 가기 싫었다.


둘째네 부부와 매우 가까운 곳. 넘어지면 코 닿을 곳에 있었다. 주택은 아니었다. 방이 딸린 구멍가게. 옛날 동네 슈퍼 같은 외관.  유리 미닫이 문이 코팅지로 덮여 있었다. 어둠이 가득하다. 빛이 들지 않는다.


우리 집에 있었을 때는 할머니 방이 가장 드넓었다. 


방이 작다.

작고, 어두운 방만큼 할머니가 더 작아 보였다. 힘도 없어진 듯했다. 그건 나만의 착각이었다.




그동안 할머니는 더 건강해졌다. 지팡이를 활용한 검도를 하다 경찰서까지 갔다 왔다.


사연은 할머니 가게 앞 입구에 누군가 주차를 했고, 지팡이로 차를 내리쳤다. 


원빈은 방탄유리를 으로 깼지만

할머니지팡이 하나로 충분했.


원빈은 금이빨 빼고 모조리 씹어먹었지만

할머니는 금속 빼고 다 깨부수어 버렸다.




그 일로 할머니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동네 주민과 경찰들 사이에서 유명인사가 됐다.


그랬다. 우리 할머니는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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