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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얼굴에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웃어야 예쁜 사람

by 창순이

아내의 얼굴에는 감정이 그대로 드러난다.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솔직한 편인데, 그런 아내에게 나는 장난 삼아 기분이 좋을 땐 예쁘고, 안 좋을 땐 못생겨 보인다고 놀리곤 한다.


그런 아내가 가장 예뻐 보일 때가 있다. 바로 친정 식구들이 우리 집에 놀러 올 때다.

수십 가지 반찬을 바리바리 싸 들고 와서 식사부터 빨래까지 도맡아 주시는 장모님, 재산세 고지서를 보시곤 용돈이라며 대신 내주시는 장인어른, 그리고 보기만 해도 귀여운 열두 살 강아지 호식이까지.


처가 식구들을 보고 있으면, 내가 어릴 때부터 꿈꿔 온 화목한 가정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싶다.

그 따뜻한 가족을 뒤로하고, 연고도 없는 서울에서 전주까지 나만 믿고 따라 내려온 아내를 보면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든다.


사랑으로 키운 딸을 먼 타지에 보낸 장인어른과 장모님 마음을 떠올리면, 더 아내한테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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