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전문가에게 배우면 다르다
단거리 클래스가 끝나고 Daily routine인 8km를 달리고 나서 매트에서 스트레칭을 하러 가는데 친한 트레이너 분을 또 만났다.
"오늘 클래스 어떠셨어요?"
"이런 거 처음 들어봤는데, 정말 좋았어요. 좋은 교육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근데 클래스가 힘들진 않으셨어요? 다들 힘드셨다고 끝나고 바로 가셨는데, 또 뛰고 오신 거죠?"
"네, 다행히 전 할만했어요~"
"내일모레 예정된 장거리 클래스도 들으시면 정말 좋은데, 그때는 달리는 자세와 착지하는 부분 등 마라톤과 관련된 것 개별 코칭 해드릴 거거든요."
"그러게요. 저도 듣고 싶은데, 워낙 빨리 마감이 돼서.."
"또 못 온다는 분이 계실 수 있으니 취소 자리가 생기면 또 연락드릴게요!"
"네, 신경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느 순간 헬스장에서 운동에 진심인 중년 아저씨가 돼버렸다. 그렇게 기대하지 않고 있었는데, 이틀 후 오전에 메시지가 왔다.
"회원님, 금일 러닝 클래스에 빈자리가 생겼는데 참석하시겠어요?"
"네, 가능합니다!"
정말 내가 선착순 커트라인 다음이었는지, 트레이너 분이 신경 써 주신 건지는 모르겠는데, 신기하게도 당첨되지 않았지만 장거리 훈련도 들을 수 있게 됐다.
장거리 훈련을 시작하면서, 장거리 선출인 트레이너 분이 이런 질문을 하셨다.
"장거리 달리기에서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일까요?"
"페이스요!", "밸런스요!" 여러 답이 나왔지만,
"제 생각에 가장 중요한 건 팔 치기라고 생각합니다. 팔을 잘 쳐야 오래 달릴 수 있습니다."
팔 치기라고 하니 와이프랑 아들램이 내 달리는 폼을 보고 놀렸던 게 생각났다.
"아빠 달리는 거 꼭 티라노 같아."
팔이 앞으로 나와서 깨작깨작대니 그렇게 보였나 보다. 사실 팔 치기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었다.
"팔 치기는 뒤로 보내는 게 중요합니다. 앞으로 어퍼컷을 올려봤자 힘만 들지 아무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주먹에 계란을 쥔 듯 살짝 쥐어주고 힘을 빼고 L자인 상태에서 뒤로 힘차게 보냅니다. 앞으로는 그 반동에 맞춰 살짝 나오는 수준으로 해주세요."
아예 뒤에서 여기까지 치라고 손을 대고 거기에 맞춰서 올리라고 하셨다.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그 자세로 뛰어보니 확실히 힘이 덜 드는 듯했다.
그리고 팔 치기 하는 내 자세를 보시더니 이렇게 조언해 주셨다.
"어깨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럼 오래 뛰기 힘들어요. 앞으로 너무 많이 올라옵니다. 뒤로 의식적으로 더 쳐주세요."
그러고 보니 어깨가 너무 경직되어 있었고, 실제로도 마라톤 뛸 때 다리 보다 어깨가 먼저 아팠던 기억이 있었다. 난 그게 목 쪽 디스크 때문에 신경이 눌린 거라 생각했었는데, 어깨에 힘이 들어갔기 때문일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이어서 달리기 전 몸을 풀기 위한 드릴 훈련을 알려주셨다. 상대적으로 단거리 보다 훈련이 조금 짧긴 했다. 아마도 실제 트랙 달리기가 뒤에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일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드릴은 총 5가지 세션으로 진행됐다.
아마 달리는 사람들은 A스킵이라고 하면 다 아는 듯했는데, 난 처음 듣는 거라 뭔가 싶었는데, 시범을 보니 알 수 있었다. 제자리에서 한쪽 발을 무릎을 세워 들어주고 이어서 반대 발을 들어준다. 들지 않는 발도 잔발로 같이 뛰어줘야 하기 때문에 하이레그 피치랑은 다르다.
B스킵은 제자리가 아닌 앞으로 가면서 하는 동작이었는데, 무릎을 높이 들었다가 사이클을 타듯 원을 그리며 자리로 돌아오는 것이 핵심이었다. 고관절의 움직임도 중요했고 코어의 버티기도 중요했다. 부드럽게 움직이려니 더 힘이 들었다.
이건 더 리듬이 필요한 스킵이다. A 스킵에 측면으로 드는 것을 포함한 스킵인데, 한쪽 발을 앞으로 들고 이어서 옆으로 들고 다시 앞으로 들고 발을 바꾼다. 팔도 같이 흔들어 주라고 했는데 한 발에 세 번을 하니 팔이 꼬여서 힘들었다.
이 드릴은 숏츠에서 많이 보던 거였다. 제자리에서 엉덩이 뒤에 손을 대고 발을 뒤로 뛰어 엉덩이 뒤에 있는 손에 닿게 번갈아서 뛰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발이 돌지 않고 일자로 올라갔다가 내려와야 한다. 하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속도가 올라간다.
제자리에서 팔 치기를 신경 쓰면서 빠르게 뛰다가 앞으로 천천히 달려간다.
숏피치를 포함하여 각 드릴 후 가볍게 달리기를 이어서 했는데, 꼭 앞에 했던 드릴을 생각하고 뛰어야 한다고 강조하셨다. 드릴은 드릴대로 하고 뛰는 건 원래 뛰던 대로 하면 훈련의 효과가 없다. 또한 계속 강조했던 '팔 치기'도 잊지 말라고..
이어서 트랙에서 달리기를 함께 했고, 날 따라 뛰던 트레이너 분이 끝나고 내 자세에 대해서 말해주셨다.
"어깨에 힘만 빼면 전체적인 자세는 꼿꼿하고 아주 좋으세요. 장거리에서 허리가 무너지는 건 코어가 부족하기 때문이니 코어 운동도 꾸준히 해주세요."
저번 강의 때 질문 했던 걸 기억하고 그 부분도 함께 말해주셨다. 그래도 자세가 괜찮다고 하니 나름 기분은 좋았다.
추가로 착지 방법에 대해서 설명해 주셨는데, 이건 정답은 없다고 먼저 이야기하시면서, 자신이 배운 것과 경험을 토대로 보면,
- 발 앞으로 착지하는 포풋(fore-foot)은 종아리와 아킬레스에 부담이 많이 가고 튀어나가는 시간이 줄어들기 때문에 단거리에 적합하므로 장거리에는 맞지 않다.
- 발 뒤로 착지하는 힐풋(hill-foot)은 발 뒤부터 미드-포의 흐름으로 추진력을 얻을 수 있어 자기도 이렇게 달리긴 하는데, 자세에 따라 발 뒤꿈치로 닿을 때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고, 발을 들어줘야 하기 때문에 발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무릎과 발목에 충격을 줄이기 위해 쿠션이 좋은 러닝화를 신는 게 중요하다.
- 발바닥으로 착지하는 미드풋(mid-foot)은 충격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인데 추진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므로 장거리 달릴 때 미드풋으로 달리다가 마지막 스퍼트에 힐풋으로 달리는 걸 추천한다.
이렇게 설명했다. 결국 나쁜 착지법은 없다는 마지막 멘트와 함께.
나도 미드풋으로 달리다가 힘들면 힐풋으로 달리긴 하는데, 내가 편하고 부상 없으면 괜찮을 듯하다. 다행히 한 때 무릎 - 고관절 - 발목이 아파보면서 어떻게 해야 안 다칠지 내 몸을 좀 알아가고 있는 듯 하니 내 몸이 스스로 조심하는 듯하다.
달리다 보면 항상 그런 궁금증이 들게 마련이다. 내가 잘 달리고 있는 게 맞을까? 자세가 불안정하거나 비효율적으로 달리고 있는 건 아닐까? 아마 숏츠에서 이런 버릇은 고쳐야 합니다. 그런 걸 많이 봐서 그런 생각이 드는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도 잘 달리고 싶은 욕망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궁금증을 갖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일 것이다.
유행을 따라간다는 건 그만큼 많은 수요 사이에서 경쟁을 해야 하긴 하지만, 그 수요만큼 많은 공급이 이뤄지기에 더 많은 기회가 있게 마련이다. 필수는 아니겠지만 주변에서 이런 클래스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러닝 클래스에 참가해 훈련 방법이나 내 자세에 대해서 코칭을 받는다면 더 즐겁게 달릴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비용이 너무 비싸다면 그건 좀 어려울 것 같고, 적당히 1:N PT 비용 수준이라면 받아볼 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