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을 위한 비싼 액땜
https://youtu.be/ZoZzWwz6wjg?si=0Hhpdp2Hg4LsSmll
12월 15일 아침, 여느 때처럼 유튜브 피드를 넘기다 '감성반점' 작가님의 감미로운 노래를 들었다. 노래를 듣자니 '아, 내가 돌아갈 곳은 브런치였지. 여기가 내 마음의 친정이었구나.'
부상이라는 핑계로 키보드를 놓았던 시간들을 뒤로하고, 조심스럽게 복귀를 알리는 글을 올렸다. 새 학기 첫날, 빳빳한 새 교과서를 받아 든 학생처럼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올랐다. 다시 글을 써야지 하는 설렘은 순식간에 하루를 분홍빛으로 물들였다. 하지만 때로는 내 마음과 같지 않은 일이 생기기도 하는 법.
퇴근길 운전중에 그동안 읽지 못했던 작가님의 글들이 많아서 폰을 흠칫 보던 찰나에 아주 잠깐의 찰나의 순간 폰에 시선이 잠깐 아주 잠깐 머문 사이(강조중 ), '쿵' 하는 제법 큰 진동과 함께 세상이 크게 흔들렸다. 앞차의 엉덩이와 내 차의 주둥이와 맞닿은 순간, 나는 변명의 여지없는 완벽한 가해자가 되어 있었다. 왜 하필 안 하던 짓을 해서..ㅠ
현장은 순식간에 차가운 현실로 변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차의 경광등이 번쩍이고, 음주 측정기도 불었다. "후- 하고 길게 부세요." 경찰관의 지시에 숨을 내뱉으며, 나는 내 안의 당혹감과 자책까지 모두 쏟아내고 싶었다.
당연히 결과는 정상이었지만, 마라톤이라도 마친 것처럼 심장은 통제 불능으로 뛰었다. 보험사 직원도 오셔서 사고를 수습하는 내내 '왜 안 좋은 일은 늘 한꺼번에 몰려오는 걸까' 하는 원망 섞인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브런치 복귀의 설렘이 채 가시기도 전에 맛본, 너무나 톡톡하고도 쓰디쓴 신고식날이었다. 한참을 진정하고 나니, 엉뚱하게도 실소가 터져 나왔다.
'얼마나 근사한 2026년을 맞이하려고, 올해 막바지에 이런 액땜을 몰아서 하는 걸까.'
사고의 충격으로 떨리던 마음을 다잡으며 스스로 마침표를 찍어 주었다. 나쁜 일은 정말로 올해가 끝이라고. 그러니 남은 며칠은 이 사고의 기억보다 더 많이 웃고, 주변을 더 세심하게 살피며, 무엇보다 멈췄던 글쓰기에 다시 온전히 몰입해 보자고 말이다. 이 '요란했던 신고식'이 훗날 브런치에 써 내려갈 더 단단한 문장들의 귀한 밑거름이 되어주길 간절히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