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트에서 만나!
작년에 경기도에 있는 한옥마을에 Z엄마(왕언니)가 세 채을 운이 좋게 예약을 했다. 우린 10명의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을 갈 결심을 했다. 이제 중학생이 되면 공부하느라 단체여행은 힘들어질 거란 생각에서였다.
물론 중학생이 된 이후로도 여행은 계속됐지만...
우린 항상 "이번 여행이 마지막이야. 이제 우리는 이렇게 단체여행은 못 가."라고 하지만 아직까지 간다.
"늙으면 죽어야지"하는 할머니의 거짓말과도 같다.
먼저, 한옥마을에 가기 전, 엄마들끼리 마트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나는 T엄마의 차를 타고 마트로 향했다.
T엄마의 차에는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한 8살인 E도 타고 있었다.
그리고 T엄마의 운전실력은 나를 긴장하게 만들었다. 근래에 엄마들에게 뒷좌석에 H가 다 타지도 않았는데 그냥 출발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T, E는 항상 T엄마의 차를 탈 때는 타기도 전에 아직 다 못 탔으니까 출발하지 말라라고 말한다고 했다.
M엄마의 말에 따르면 운전을 잘하는 사람이 옆에 타면 정말 긴장도가 더 오른다고 했다. 잘못 운전하는 게 다 보여서... 그나마 내가 운전을 할 줄 몰라서 나은 거라고 했다. 아... 그런데 그래도 역주행은 누구나 무섭지 않을까? 내가 겪은 것과 들은 바로 두어 번 있는 걸로 아는데...
T엄마는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언니, 잘 지냈지? 나 저번에 애들이랑 같이 식당 갈려고 상가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갈 때 경찰을 불렀잖아?"
"어머나! 아니, 무슨 일이야?"
"그 상가 지하주차장 길이 너무 좁아서 차가 중간에 내려가다가 턴을 해야 하는데 못했어. 뒤에 차가 막 빵빵거리고 난리가 나서 턴을 해보려고 시도했는데 순간 차가 긁히는 소리가 나더라고, 안 되겠다 싶어서 경찰을 불렀더니 경찰이 나보고 내리라고 하더라고."
"그래서 어떻게 됐어?"
"아주 쉽게 차를 긁힘 없이 턴을 하던데... 너무 감사했지 뭐야! 그래서 여기저기 막 지인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우리 E가 나보고 뭐라고 했는 줄 알아?"
"글쎄?"
"뭐 좋은 일이 났다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니냐고 하더라고, 하하하하하"
난 한참을 웃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마트에 빨리 도착하길 바랐다. 갈 때는 어떻게 해서든 운전베테랑인 M엄마나 왕언니의 차를 타고 갈 결심을 하면서...
곧 우리는 마트의 지상 주차장에 도착했다. 주차자리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운이 좋게도 마침 우리 앞에서 주차했던 차 한 대가 막 빠져나왔다. T엄마는 그 자리에 주차를 했다. 나와 E는 차에서 내렸는데, E는 내리기 전에 T엄마가 가방을 두고 내릴까 봐 T엄마의 가방을 두 손으로 꼭 쥐고 내렸다.
아이가 엄마를 챙기고 있었다.
그리고 E가 내리자마자 E는,
"우리 엄마, 내릴 때 차에 끼일 것 같은데 어떻게 해요? 엄마! 외투를 벗고 내려요! 어쩌지..."
"응, 괜찮아, 괜찮아 내릴 수 있어." T엄마가 말했다.
운전석에서 차로 내리는 공간이 정말로 협소했다. 옆에 차에 너무 바짝 대었다. 그런데 다행히도 기적같이 몸을 구겨서 내렸다. 그리고는 우리를 향해 손을 흔들어 주었다.
"휴우, 다행이야!"
E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어머나, 나 그런데 내 가방이 없어졌어!"
"엄마, 내가 챙겼어요." 하면서 E가 방긋 웃었다.
누가 엄마인가?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