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고요를 가장한
천천한 파괴였다.
그 위에 누군가
무게를 지우며 서 있었다.
말들은 물에 젖으면
다리를 잃었다.
속삭임은 흘러가며
점점 목소리를 잊었다.
어디선가
돌처럼 단단한 무언가가
물 위에 떠 있었고
그 아래선,
무언가 자꾸만 가라앉았다.
누구도 물었지만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왜 무겁지도 않은 것이
가장 오래 떠 있는지.
손을 들어도
닿지 않는 곳에 있는 것들은
점점 믿음이 되었고,
믿음은 무겁지 않아야
오래 남는다는 것을
우린 몰랐다.
그 강 위에는 지금도
젖지 않은 무언가가 있다.
어디서부터 흐르기 시작했는지도
이제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