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도 나를 바라보고 싶어.

by 우리

그도, 나도 평범하지 않은 가정사를 안고 있었다. 그 이야기를 나누면서 우리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었고, 그건 단순한 연인 사이를 넘어, 사람 대 사람으로 연결되는 끈이 되어주었다. 서로에게 사랑 이상의 감정을 느꼈다. 우리는 그냥 한 인간으로서, 깊이 공감하고 애틋하게 여겼다.


그는 늘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반면 나는, 오랫동안 우울을 안고 살아온 사람이었다. 과거의 일이 발목을 잡는 게 아니라, 과거가 곧 현재였으며, 그게 나를 짓누르고 있는 것 같았다. 앞으로도 나아질 수 없다는 절망 속에 갇혀 사는 기분.. 그런 내 곁에서, 그는 한결같이 긍정의 언어로 나를 지켜주었다. 어떤 날은 아무 말 없이 곁을 지켜주는 방식으로, 어떤 날은 나보다 더 진지하게 내 상처를 바라봐 주는 방식으로. 그는 그렇게 나의 안식처가 되었다.


그럼에도 나는 늘 죽음 가까이에 있었다. 사실은, 죽지 못해 살아가는 삶이었다. 나 자신을 사랑하지 못했고, 매일을 버텨내는 데에만 집중했다. 어느 날, 한 노래 가사에 눈물이 났다. "네가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나도 나를 바라보고 싶어." 정말 그랬다. 그가 나를 보는 눈빛은… 도대체 어떤 모습이길래 이렇게 못나고 부서진 나를, 그토록 아낌없이 사랑해 줄 수 있었을까. 그렇게, 어느 순간 내 세상엔 그가 전부가 되었다.


그가 없었다면 절대 해보지 못했을 일들, 절대 가보지 못했을 곳들, 절대 알지 못했을 세상을 그는 나에게 보여주었다. 행복이란 감정을 알지 못하고 그저 '버티며 살아왔다'라고 믿었던 나에게 그는 처음으로 행복을 안겨준 사람이었다.


‘이런 세상이라면,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그와 함께라면, 내게도 미래가 있지 않을까?’
‘우리의 미래를 그려봐도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나는, 처음으로 희망을 품었다.

이전 03화사랑은 그렇게, 천천히 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