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런 사랑을 또 받을 수 있을까?

by 우리
에피소드 1.

그는 늘 내가 우선이었다. 하루는 그가 나와 직장 동료에게 줄 맛있는 빵 두 개를 들고 있었다. 그가 말하길, 동료는 중요하지 않으니 나에게 먼저 고르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끝까지 내가 먹고 싶은 빵보다, 선물 받는 입장에서 어떤 빵이 더 나을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그걸 조용히 지켜보던 그는 이렇게 말했다. "네가 먹고 싶은 빵을 고르는 게 더 중요하니까, 먹고 싶은 걸로 골라. 네가 더 중요해."


그 순간 두 가지 생각이 스쳤다. 그는 항상 나를 먼저 생각해 주는 고마운 사람이라는 것, 그리고 나는 여전히 나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는 바보라는 것.



에피소드 2.

연인에게 하루에 하나씩 질문하는 어플이 있다. 그 수많은 질문과 답변들 중에서도, 이상하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였다. '네가 없는 나의 삶은 __일 거야.’


나는 '잿빛'이라고 썼고, 그는 ‘닭다리 없는 치킨’이라고 썼다. 닭다리 없는 치킨이라니. 그 한마디가 너무 웃기고 엉뚱했지만, 왠지 모르게 감동적이어서, 나는 그날 한참을 웃었다.



에피소드 3.

내가 취업 준비 끝에 자격증을 따고, 한 지역에서 이름 있는 회사에 입사했을 때였다. 그는 나보다 더 기뻐하며 환하게 웃었다. 그리고 뜬금없이 본인의 SNS 상태 메시지에 내 회사명을 적어두었다. 왜 그랬냐고 묻자, “정말 자랑스러워서 그랬어!”라며 쑥스럽게 웃었다. 그렇게 엉뚱한 방식으로 나를 웃게 만들던 사람. 그는 늘, 그렇게 나를 웃게 해 주던 사람이었다.



에피소드 4.

우리의 여름휴가로 생애 첫 호캉스를 갔을 때였다. 비 소식이 가득한 날씨였지만, 다행히 물놀이하는 시간엔 비가 멈췄고, 일정을 마치자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하고 좋았는지, 엉덩이를 씰룩이며 춤을 췄다. 그런 나를 바라보며 그는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래서 애를 낳나 봐. 이런 게 자식 키우는 기분이려나? 네가 신나서 춤추는 걸 보니까, 나도 괜히 웃음이 나. 내가 다 행복해."


호텔 뷔페에서 저녁을 먹을 때도, "너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라고 말하며 흐뭇하게 웃던 사람. 물놀이를 하면서도 "진짜 그렇게 재밌어?"라며 연신 물어봐주던 사람. 그리고 그런 내 모습을 동영상으로 끊임없이 찍어주던 사람. 그때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이런 사랑을 또 받을 수 있을까?’ 그는 그렇게 내게 고마운 사랑을 주는 사람이었다. 아낌없이 주고, 조건 없이 믿어주던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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