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1 - 아빠가 된다는 건
어렸을 적부터 존경하는 사람을 적을 땐 나는 늘 '아빠'를 적었다.
싫어하는 사람을 묻는다면 그것 또한 '아빠'였다.
지금 생각해 본다면 존경하고 이제는 싫다기보다 안쓰러워진 우리 아빠다.
나에게 아빠는 정말 크고, 무섭고, 동시에 따라 하고 싶은 존재였다.
그건 지금도 변함이 없다.
아빠를 떠올리면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간다.
아빠가 된다는 건 무엇일까?
아빠가 나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일까?
어렸을 적의 나는 늘 아빠를 원망해 왔었다.
엄마아빠와 손을 잡고 놀이공원에 가보는 게 내 가장 큰 바람이었다.
"이번에도 또? 아빠가 제일 미워!"
지금 생각해 본다면 안타까운 일이다.
나를 논리적으로 설득을 못 시킨다는 사실이
겨우 5-6살 꼬맹이는 당장 하고 싶은 게 앞선다는 게
중소기업 영업사원이었던 아빠는 나를 설득시킬 시간, 돈, 마음적인 여유조차 없었기 때문에
아쉬운 대로 동네 놀이터에 가서 제일 좋아하는 그네 미끄럼틀을 신나게 타면서
진 빠지게 놀고 와서야 '다음엔 꼭 가야 안 미워할 거야'라는 다짐을 삼켰다.
예상대로 다음에도 또 다음번에도 아빠는 시간이 되지 않았고
시간은 무심하게, 무섭도록 빠르게 흘러갔다.
"내가 지금생각했을 때 가장 후회하는 거?
네가 4살이든 5살이든 한창 어리고 사랑받아야 할 때...
내가 많이 안아주지 못한 거. 그게 제일 후회돼 "
안타깝게 흐른 시간은 안타까운 마음을 만들었다
"이미 지난 건데 뭘 그렇게 후회를 해?"
세월이 지나서 마음이 약해진 아빠와
성인이 돼서 많이 볼맨소리를 하게 된 딸이다
"다 후회일 거야 다, 그런데 어쩔 수 없었어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었는데"
" ... "
너무 강하고 무뚝뚝하고 자신감 넘쳤던 아빠의 지나간 세월의 후회가
가슴 한켠이 저릿하게 울리며 어딘가를 붙잡아둬 울컥한다.
이런 말을 할 줄 몰랐던 아빠여서였을까.
마음속 깊이 생각만 하던 말이라서였을까.
알고 있던 사실이다.
누굴 탓할 수 없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었다는 것
하지만 알고 있어도 알고 싶지 않은 진실과 같았다.
아빠를 미워하면서 존경한다는 거 세상 모든 자식들이 그런 걸까
그래서 어쩔 수 없는 걸까 어느 순간부터 아빠가 안쓰러워진 걸까.
크다고 느꼈던 아빠가 왜 이렇게 작아진 걸까.
어린 시절, 묵묵한 아빠의 사정을 먼저 이해해야 했던 자식들은
커다란 돌산이 세월에 깎여 동산이 되어갈 즈음,
말없이 짊어지고 있던 아빠의 삶의 무게가 보이기 시작한 그 순간부터
그 침묵 속에서, 내가 걸어가야 할 길을 조용히 배워온 건 아닐까.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해
part-1 아빠가 된다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