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보다는 무겁게,
삶보다는 가볍게
그렇게 한달 살기.
취미로 사진에 입문하면서부터, 다양한 곳들을 돌아다니게 되었다.
그러다 새롭게 발견한 나의 취향은 바로, 자연을 좋아한다는 것.
봄에는 장미, 여름에는 수국, 가을엔 단풍.
꽃이 안피는 추운 겨울날에도 꾸역꾸역 눈꽃이 핀 산을 찾아 다녔더랬다. 물론 아름답고 편한 실내 장소들도 많았지만, 자연의 풍경이 주는 그 무엇에는 비할바가 아니었다.
나에게 있어 "자연"과 "여행"은 동의어였다.
이런 취향이 여행지를 결정하는데도 영향을 끼친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 할 수 있겠다.
오래전부터 한달살기를 한다면 제주도의 자연과 함께하고 싶었다.
하지만 겨울에 떠나야 했던 개인적 사정과 훌쩍 올라버린 국내 물가가 문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제주도에서 한달살기를 시작하기에는 왠지 돈도, 시간도 아깝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무엇보다 겨울에는 경험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 한정적이었다.
그렇게 고민을하며 시간을 보내다 우연히 알게된 "한달살기의 성지"
바로, 치앙마이.
마침 가보지 않았던 태국이라는 나라, 12월에 떠나도 따뜻한 기후, 부담없는 생활비까지!
가지 않을 이유가 단 하나도 없었다. 게다가 "치앙마이"라니 웬지 피톤치드가 가득한 자연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이름 아닌가. 실상은 달랐지만 그 당시에는 뭔가 그런 콩깍지가 씌었었다.
그 날로 바로 치앙마이를 목적지로 정하고 정보 수집을 시작했다.
다행히도 많은 여행자들이 다녀간 곳이라 커뮤니티도 잘 활성화 되어 있고, 양질의 정보도 많아 처음 떠나는 한달살기에 적합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비행기 예약도 하고, 가장 고심했던 숙소 예약까지 마치고 나니 마음은 이미 치앙마이를 향해있었다.
단순한 힐링을 위해 가는 건 아니었다. 뭐든 새로운 경험들로 마음을 메꾸고 싶었다.
체력과 예산이 허락하는 선에서 최대한 많은 것들을 보고, 느끼려 했다.
처음이라 모든게 낯설었던 나의 치앙마이 한달살기.
나만의 속도로 살아낸 한 달을, 천천히 기록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