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어디까지 왔고, 어디까지 갈 것인가

by 홍종원

우리는 아직 준비가 안 됐다.
그런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우리는 기술이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그리고 가까운 미래에는 어디까지 발전할지,
그것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지금 우리의 위치를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중요한 일이다.


학자들은 말한다.
육체노동의 대체는 이미 진행 중이고,
화이트칼라 업무의 대체도 2030~2040년 사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단순히 “언제 올까?”가 아니라,
“어떤 속도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는가?”를 봐야 할 때다.


최신 인간형 로봇은 계단을 뛰어오르고,
미끄러지면 스스로 균형을 잡아 일어선다.
제자리에서 점프해 공중에서 한 바퀴 돌고,
팔로 문을 열고, 다른 로봇과 물건을 주고받는다.



카메라와 센서로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고,
음성을 듣고, 질문을 이해하며 대답한다.
심지어 사람의 표정을 읽고, 감정을 분류해 반응한다.
"기뻐 보이시네요", "피곤해 보이시네요"
이젠 단순한 명령 수행을 넘어서,
인간과의 '상호작용'까지 확장됐다.


일본의 간병 로봇은 노인의 심박, 체온, 동작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부드럽게 휠체어로 옮기며,
응급 상황이 발생하면 즉시 알린다.
사람보다 더 인내심 깊고, 밤낮없이 쉬지 않는다.


중국의 무인 공장은 빛도, 공조도 필요 없다.
로봇들이 어둠 속에서 부품을 옮기고,
조립하고, 불량품을 걸러낸다.
생산은 인간보다 빠르고 정확하며,
AI 서버로부터 실시간 명령을 받는다.


지금은 아직 공장에서 일부 업무를 대체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미래에는 고객 응대, 의료, 교육,
창작의 영역까지 인간형 로봇이 침투할 것이다.
우리는 질문해야 한다.

이제 어디까지 인간의 자리가 남아 있는가?


그런데 최근까지는 로봇팔만 있었는데,
왜 갑자기, 인간형 로봇이 등장한 걸까?


그 열쇠는 AI이다.
과거의 로봇은 움직임을 미리 프로그래밍해야 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만 할 수 있었다.
조그만 환경이 바뀌면 멈췄고, 복잡한 상황은 처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AI가 들어오면서 달라졌다.
로봇은 이제 스스로 학습한다.
센서로 환경을 읽고,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균형을 잡는다.
딥러닝은 인간이 직접 알려주지 않은 문제도 풀게 만들었다.


인간형 로봇이 계단을 오르고,
제자리에서 점프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유연성은 하드웨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에서 왔다.


그들은 사람처럼 걷고, 뛰고, 물건을 든다.
어느새 "저건 로봇이다"라는 말이 무색해지고 있다.


한국 정부는 2024년, 산업 로봇 규제 완화를 논의 중이다.
이유는 뚜렷하다.
노동 인구는 줄고, 고령화는 빨라진다.
제조업, 물류, 간병 분야에서 로봇 없이는 버틸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다르다.
AI 안전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그러나 민간 기업이 질주하는 속도에 비하면,
정부의 논의는 늘 한 발 늦다.
규제, 윤리, 책임.
모두 따라가기 바쁘다.


중국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이제 세계 최대 로봇 생산국이다.
산업 무인화는 물론, 공공 서비스, 교통, 경찰,
심지어 군사 분야까지 로봇 배치를 서두르고 있다.


유럽연합(EU)은 방향이 다르다.
"인간 중심 AI"를 내세운다.
AI 법으로 위험도별 규제를 설계하고,
노동자 보호, 프라이버시,
인권 문제를 뜨겁게 논의 중이다.
하지만 그 사이, 유럽 기업들은 뒤처질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고개를 든다.


일본은 초고령 사회 앞에서 선택했다.
간병, 보조용 로봇 개발에 집중한다.
병원, 요양시설 곳곳에 로봇이 들어섰고,
정부는 이를 국가 성장 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싱가포르, 이스라엘 같은 기술 강소국들은
스마트 시티, 국방, 농업 분야에서 로봇 확산에 속도를 낸다.
작지만 날카로운 나라들,
자동화와 로봇을 앞세워 미래를 준비한다.



옥스퍼드대 경제학자 다니엘 서스킨드는 말했다.
"우리는 이미 인간 없는 노동의 시대에 들어섰다.
질문은 '언제'가 아니라 '어떻게'이다."


우리는 어디까지 왔는가.
한때 공상과학으로 보였던 미래는 지금 뉴스 속에 있다.
우리는 지금, 인간 없는 산업의 초기에 서 있다.
그리고 이 길은 앞으로만 뻗어 있다.


지금까지의 로봇은
공장에서 팔을 흔들며 나사를 조이거나,
택배 창고에서 상자를 옮기거나,
호텔에서 음료를 나르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다르다.


가까운 시일 안에,
집 안에서 인간형 로봇은 청소를 넘어서기 시작할 것이다.
이미 삼성, 다이슨, LG 같은 기업들은
가정용 서비스 로봇 시장을 두고 경쟁 중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CES 2024에서
집안 물건을 집고, 커피를 내리고,
반려동물 밥을 주는 '봇 컴패니언'을 공개했다.
이런 로봇은 2030년 경이면 상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로봇공학 전문가들이 예측한다.


회사에서는?
지금까지 단순 반복 업무에 머물렀던 로봇이
회의 참여, 실시간 데이터 분석,
최적 의사결정 방안 제안까지 맡게 될 것이다.
맥킨지 보고서(2023)에 따르면,
2025년까지 백오피스(회계, 인사, 데이터 관리)의 40%는 AI 로봇 자동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병원에서는?
현재 일본, 미국에서 실험 중인 의료용 로봇은
간병 보조를 넘어 수술 지원과 진단 보조로 진화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데이터는
2035년 경이면 주요 병원 70%에서
AI 로봇 기반 의료가 표준이 될 것이라고 본다.


건설, 농업, 재난 현장도 빠르게 변한다.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 일본 혼다,
중국 유니트리 같은 기업들은
이미 고난도 지형을 오가며 작업할 수 있는
이족 보행 로봇을 상용화 단계로 끌어올리고 있다.
2025~2030년이면, 재난 구호, 건설, 물류의
핵심 인력으로 로봇이 투입될 가능성이 높다.


인간형 로봇은 이제 얼굴 표정을 읽고,
음성 톤을 분석하며, 감정을 분류한다.
MIT, 도쿄대, 카이스트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2040년경에는 인간형 로봇이
대화 속 감정까지 80~90% 정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아이를 돌보며 동화책을 읽어주고,
외로운 노인에게 농담을 건네며,
고객에게 “오늘 기분이 좀 안 좋으신가요?”라고 물어볼 로봇.


미래의 인간형 로봇은
기계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직장, 집, 학교, 병원, 카페, 공원.
어디에서나 인간의 빈자리를 메우며,
때로는 확장하며,
인간 사회의 일원이 된다.


미래의 인간형 로봇은
더 이상 기계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다.
우리 곁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직장, 집, 학교, 병원, 카페, 공원.
어디에서나 인간의 빈자리를 메우며,
때로는 인간의 역할을 확장하며,
사회 속 하나의 ‘주체’로 자리 잡는다.


더 이상 질문은
“그들이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가 아니다.
질문은 이렇게 바뀌었다.
“그들 속에서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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