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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만의 남부, 타이난과 가오슝 이야기 ①

by 대미녀

Day 1 : 인천 -> 가오슝 -> 타이난



2024년 12월, 우리는 타이베이가 아닌 가오슝과 타이난을 선택했다. 올해 1월 부모님과 함께 대만을 방문했기에, 11개월 만의 재방문이었다.


가오슝 공항은 타오위안 공항보다 훨씬 작았다. 규모가 작아서인지 이동이 편했고, 왠지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미리 구매한 유심을 수령하고, 대만 여행자라면 놓치면 안 되는 럭키드로우에도 참여했다.


긴장된 마음으로 버튼을 눌렀는데,

상품에 당첨되셨습니다!라는 당첨 메시지가 떴다.

너무 기쁜 나머지 나는 작은 환호성을 질렀고, 그걸 본 직원분도 함께 기뻐하며 “Lucky Girl!”이라고 해주셨다.


그다음은 렌터카 업체 직원을 만나 차량을 인수하러 갔다. 영화 속 차고를 연상시키는 장소라 살짝 긴장했지만, 직원은 친절했고 차량 상태도 문제없었다.


대만에서의 첫 렌트라니!!!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순간이다.


한국과는 달리 대만은 우회전 신호가 있어 헷갈렸고, 오토바이 전용도로가 따로 있어서 운전할 때 주의가 필요했다. 내비게이션은 Google지도 Waze(귀여운 유령이 그려진 어플) 이렇게 2개를 깔아 활용했다.

둘 다 한국어 음성 설정이 가능 했던 것 같다.


차량을 인수한 뒤, 우리는 바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타이난으로 향했다. 오후 2-3시쯤 가오슝에서 출발했는데, 도착하니 이미 8시가 다 되어있었다.


구글맵의 잘못된 길 안내 때문에 몇 번 헤매기도 했지만, 덕분에 남부 풍경을 여유롭게 즐기며 달릴 수 있어 좋았다.



타이난 호텔 체크인 후, 도소월(度小月:가게이름)담자면(擔仔麵)으로 간단히 저녁을 해결하고, 영화 ‘청춘 18x2 너에게로 이어지는 길’ 촬영지 몇 곳을 구경했다. 이어 션농지에(神農街)를 거닐고, 음료 가게에서 버블티도 한 잔 사서 마셨다.


늦은 시간이라 문 닫은 곳이 많았는데, 그중에서 찾아간 곳이 맛집이라니!!! 이쯤 되면 대만은 모든 식당과 카페가 맛집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소 정신없는 하루였지만, 나는 휴식을 취하며

내일의 상견니(想見你) 투어를 기대해본다.



*대만에서 사용하기 좋은 내비게이션 어플!

Waze와 Google지도 모두 둘 다
가끔은 잘못된 길을 안내하기도 한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보자면
'Google 지도'가 조금 더 낫다.
특히 최신 교통정보가 잘 반영되어 있어 Waze에 비해 안정적이다.

(Waze는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갑자기 좌회전 or 우회전을 하라고 해서 깜짝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우리가 사고 나는 걸 원하는 것일까?)

다만 구글 지도의 “살짝 우회전, 살짝 좌회전” 같은 멘트는 언제 들어도 당황스럽게 만든다.


Day 2 : 상견니(想見你) 투어,

다시 찾은 가오슝



둘째 날 아침,

우리는 타이난의 작고 조용한 우육탕집을 찾았다.


사실 이 집이 유명한 맛집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른 채, 그냥 근처라서 방문했었다. 웨이팅도 없고 손님도 없었어 조금 걱정했지만, 첫 숟가락을 뜨는 순간 모든 걱정이 사라졌다.


담백하고 깔끔한 국물, 생강채와 소스의 조화가 완벽했고, 밥까지 곁들여 먹으니 속도 든든했다.

술도 안 마셨는데, 먹는 내내 해장하는 기분이 들었다.


너무 맛있어서 저장하려고 구글 지도를 찾아보았는데, 알고 보니 이곳은 타이난에서 우육탕 맛집으로 유명한 집이었다. 어떨 때는 고기가 다 떨어져 팔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 우린 맛있게 그리고 배부르게 먹었고, 웨이팅 또한 없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작은 행운으로 남았다.



배도 든든하게 채웠겠다

우리는 기다리던 상견니 투어에 나섰다.


사실 오빠와 나는 한국에 상견니 멤버들(펑난소대)이 내한 왔을 때, 직접 보기 위해 경쟁률이 높은 티켓팅을 뚫고, 직접 보러 간 적이 있을 정도로 상견니를 좋아한다. 그래서 그만큼 타이난에서의 상견니 투어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32 레코드, 냄비우동, 냄비우동 집 근처 모쥔제와 리쯔웨이가 담소를 나눴던 로컬 식당, 안핑 그리고 비 오는 날 정자 마지막으로 모쥔제 할머니 빙수집까지 타이난 곳곳을 돌아다니며 상견니 드라마 속 장면을 직접 느껴보았다.


하루 만에 상견니 투어를 끝낸 우리는 다시 1번 고속도로를 타고 가오슝으로 향한다.

차를 타고 가오슝으로 이동하니, 고속철도(高鐵)에 비해 시간이 더 걸리긴 했지만, 현지 휴게소에 들르고 마을 풍경을 천천히 감상할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다.


왼쪽 : 타이난 / 오른쪽 : 가오슝


가오슝은 타이난과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도시였다. 타이난은 아기자기하고, 옛 것이 남아 있는 작은 시골마을 같다면, 가오슝은 더 활발하고 현대적인 항구 도시였다. 건물도 크고 도로도 넓었으며, 도시의 활기가 느껴졌다. 나는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두 도시 모두 좋다.



가오슝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늦은 시간이었다. 낮 동안 40도가 넘는 더위인데, 빡빡한 스케줄 때문인지, 바람 부는 저녁에는 으슬으슬 추위가 느껴졌다. 한국에서 가져온 오리털 패딩을 입고, 근처 까르푸에서 장을 보고 호텔로 돌아온 뒤, 대만 배달 어플 중 하나인 푸드판다를 통해 간단히 저녁을 해결했다.

남부 대만 음식의 맛은 확실히 타이베이와 달랐다. 지방 음식이 더 진하고, 조금 더 로컬스러운 느낌이었다. 남부의 진하고 풍성한 맛을 경험하며 나는 또 한 번 대만에 반해버렸다.



*대만 배달어플 추천

1) 우버 이츠 (Uber Eats) / 2) 푸드 판다 (Foodpanda).

내 주변 대만 사람들은 우버이츠를 많이 쓰는데, 써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 푸드 판다는 캐릭터가 귀여워서 애용했는데, 늦은 시간엔 선택지가 너무 적다. 반면 우버이츠는 주문 가능한 가게 수가 훨씬 많다!

다만 한국 계정을 대만에서 로그인하면 보안 문제로 막히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현지에 와서 새로 가입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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