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만나는 대상자의 건강사정을 할 때, 많은 사회복지사들이 질병력부터 묻기 시작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순서를 권합니다.
투약력 → 질병력 → 현재 다니는 병원 → 수술력
왜 투약력이 먼저일까요? 실제 현장 경험을 통해 그 이유를 알려드리겠습니다.
이 간단한 질문 하나로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혈압약, 당뇨약, 고지혈증 약, 관절 통증에 사용하는 약, 수면 보조제를 먹어요."
바로 이 순간, 어르신의 질병력이 한 번에 파악됩니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관절염
불면증 또는 수면장애
○○ 의원 (월 1회, 요양보호사 또는 자녀와 동행)
알포콜린리드 캡슐(뇌기능개선제) 1T 아침저녁 식후
메가폴민 500mg (당뇨약) 1T 아침 식후
클로피도정 (항혈소판제) 1T 아침 식후
알말정 5mg (심장질환약) 1T 아침 식후
뉴큅정 0.25mg (파킨슨 약) 1T 아침 식후
아모잘탄 100mg (고혈압약) 1T 아침 식후
슈바젯정 5mg (고지혈증약) 1T 아침 식후
○○ 병원 비뇨기과 (3개월마다 F/U, 요양보호사와 동행)
미라벡서방정(요실금약) 50mg 1T 저녁 식후
1. 질병의 심각도 뇌기능개선제를 드신다는 것은 치매나 인지저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파킨슨 약까지 드신다면 복합적인 뇌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2. 보호체계 "요양보호사 또는 자녀와 동행"이라는 기록을 통해 혼자서는 병원에 갈 수 없는 상태임을 알 수 있습니다.
3. 경제적 부담 월 1회, 3개월마다 등의 진료 주기를 통해 의료비 부담 정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4. 일상생활 능력 복용하는 약의 종류와 개수를 통해 일상생활 관리 능력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잘못된 기록 방법:
"3년 전부터 고혈압약 복용"
"작년에 당뇨 진단받음"
올바른 기록 방법:
고혈압(2012년, ○○ 내과)
당뇨(2012년, ○○ 내과)
전립선비대증(2007년, ○○ 병원)
우울증(2013년, ○○ 병원)
"3년 전", "4년 전"과 같은 표현을 사용하면:
기록을 보는 사람이 진단일을 오해할 수 있습니다
계산을 다시 해야 하므로 혼동의 여지가 있습니다
응급 상황 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어렵습니다
"2012년"과 같이 연도를 분명히 기재하면 누구나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치매, 정신장애와 관련된 약물은 증상에 따라 용량이 증가하거나 감소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약물은 지역사회에서 거주하기 위해 꼭 복용해야 할 중요한 약입니다.
만약 약 복용이 중단된다면:
인지기능 저하 가속화
정신장애로 인한 문제 발생
지역사회에서 거주하기 어려워질 수 있음
이럴 때 투약력을 사정한 내용이 있다면, 해당 병원에서 어떤 약을, 어느 용량으로, 어느 시간대에 복용했는지를 파악하여 빠르게 개입할 수 있습니다.
상황: 치매 어르신이 갑자기 약을 먹지 않겠다고 하시는 경우
기존 방식: 어떤 약인지 모르니 설득이 어렵고, 병원에 확인하는 시간이 오래 걸림
투약력 활용:
"이 약은 기억력에 도움이 되는 약이에요"
"○○ 병원에서 처방받으신 약이니 꼭 드셔야 해요"
즉시 해당 병원에 연락하여 상황 설명 가능
1. 약의 이름, 용량, 복용 시간을 정확히 기록
스틸녹스 6.25mg vs 12.5mg (용량이 다르면 효과가 다름)
아침 식후 vs 저녁 식후 (복용 시간이 중요한 약들이 있음)
2. 어느 병원에서 처방받는지 명확히 기재
같은 약이라도 다른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음
응급 상황 시 해당 병원으로 연락해야 함
3. 복용 방법과 주의사항도 함께 파악
식전/식후, 씹어서/통째로 등
다른 약과의 상호작용
투약력을 먼저 파악하면: ✅ 대화가 자연스럽게 흘러감 ✅ 질병력을 쉽게 파악할 수 있음
✅ 현재 다니는 병원을 바로 알 수 있음 ✅ 응급상황 시 신속한 대응 가능 ✅ 대상자와의 신뢰관계 형성
투약력을 나중에 파악하면: ❌ 같은 질문을 여러 번 해야 함 ❌ 정보가 산발적으로 수집됨 ❌ 대상자가 피곤해함 ❌ 신뢰관계 형성이 어려움
"약은 어떤 약을 드세요?"
이 한 문장으로 시작하는 건강사정이 가장 효율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대상자도 부담스럽지 않고, 사회복지사도 체계적으로 정보를 수집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다음 화에서는 응급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는 구체적인 방법들을 알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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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를 든 사회복지사》는 복지 현장에서 건강과 돌봄을 연결하며
사회복지사로서 마주한 경험을 기록한 실천 에세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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