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유치원에 같은 반 남자친구인데요
그 친구는 가끔 친구들한테
주먹으로 때릴 것처럼
행동을 해서 불편해요.'
'오 그래? 진짜로 때리지는 않아?
네. 진짜로는 안 때리고
그런 행동을 해서 조금 불편해요.'
'음.. 맞아 그런 행동은 불편함을 줄 수 있어!'
'그 친구 나쁘구먼!!'
'아니요..
나쁜 친구 아니에요
착해요. 좋은 친구예요.
얼마 전 제가 필요한 물건이 없었는데
그 친구가 빌려줬어요
나쁘지 않아요.'
'어... 그래... 그렇지...
나쁜 친구는 아니겠다..'
나도 모르게 둘째 딸의
유치원 친구 얘기를 듣다고
실수로 딸의 친구를 나쁘다고 판단해 버렸다.
우리 딸은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고
단지 그 친구의 특정행동의 불편함을
아빠와 공유하고 있었는데..
섣부른 판단과 나의 감정이 유입되어
딸의 친구를 나쁘다고 얘기해 버렸다.
나쁜 친구가 아니라는 둘째 딸의 말의
나도 모르게 얼굴이 화끈화끈해지고
너무 부끄러워졌다.
이건 마치 친한 친구가 연인과 싸운 얘기를 하며
상대방 욕을 하면서 얘기하는 걸 듣다가
'응 맞아 걔가 잘못했네'
너 남친, 너 여친이 잘못했네
이렇게 말했다가...
네가 뭔데 내 짝꿍을 욕해?! 이런 느낌인가??
난 나도 모르게 둘째 딸 얘기를 듣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어 버렸다.
관계에 있어서
상대방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당사자들 본인이 직접 겪고 느끼는
그 감정까지 온전히 파악할 수 없을 텐데
내가 섣불리 판단한 내 모습에
너무 부끄러워졌다.
혹시나..
아이들의 생각과 사고는
정말 무한하고 다양한데
내가 살아온 내 인생의 프레임의 맞춰서
아이들을 가둬둔 게 아닌가
되돌아보게 되는 하루다.
보름달이 예쁜가.
반달이 예쁜가.
초승달이 예쁜가.
아님 해님이 예쁜가.
무엇이든
선택하는 우리의 모습도 아름답길 바란다.